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입만 갖고 살아가는 사람"이라고 자신을 비난한 데 대해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이명박이 재벌총수에게 헌신했지, 무슨 경제지도자냐"라며 원색적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대운하 파서 미래를 만든다는 것은 시대착오적”

이틀째 전북지역을 방문중인 정동영 전 의장은 26일 군산 GM대우자동차 공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전시장을 향해 "재벌총수에게 헌신해온 사람이 무슨 경제지도자냐"라며 "경제전문가와 경제지도자는 다르다"고 말했다고 수행한 측근이 전했다.

정 전 의장은 "우리 경제가 좋았을 시절도 대통령이 경제전문가여서가 아니라 옆에 있던 팀과 사람이 좋았기 때문"이라며 "경제지도자는 어떤 사람과 어떤 팀을 잘 쓰느냐가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경제지도자에게는 경제철학이 중요하다"며 "소수 부유층을 위한 경제철학, 대기업 중심사고 경제철학, 토목.건설 중심사고 철학은 70년대에 맞은 것이지, 2010년대에는 맞지 않다"고 거듭 이 전 시장을 비난했다.

그는 "미래의 경제대통령은 일자리, 교육, 소득, 수출-내수기업간 양극화와 절대빈곤층 문제를 어떻게 해소하고 따뜻한 정책으로 취약부문의 경쟁력을 어떻게 높일 지 방향을 제시하는 사람이어야 한다"며 "대운하를 파서 건설공사 일자리를 몇개 만들어 미래를 만든다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전날 이 전 시장의 “경제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라고 발언을 직접 거명하며, "한국경제는 국민의 땀과 헌신에 의한 것이다. 그 말이 나중에 자신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정 전 의장의 이날 전북지역 방문에는 강봉균 정책위의장과 채수찬 의원이 동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