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향우회, 해병대전우회와 함께 한국 3대 조직으로 불리는 고대 교우회의 새회장에 천신일 세중그룹 회장(64)이 확정됐다.
고대 교우회는 30일 저녁 대의원 정기총회를 열어 천 회장은 임기 2년의 차기회장으로 선출할 예정이다. 당초 회장 선거에는 김대중 대통령비서실장이던 김중권 전 의원이 출마해 팽팽한 2파전이 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지난 20일 김 전의원이 중도사퇴함에 따라 천 회장으로 사실상 확정된 상태다.
천 회장은 부산 출신으로 경남고, 고대 정외과를 나온 고대맨. 한때 국회의원 보좌관을 거쳐 1982년 세중여행사(세중나모의 전신)를 설립해 상용 여행 부문에서 부동의 1위를 차지하며 여행업계의 대부로 자리잡았다. 현재는 세중나모를 비롯해 10여개 계열사로 구성된 세중그룹의 회장직을 맡고 있다. 천 회장은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 등과 두터운 친분을 맺고 있기로 유명하다.
천 회장은 옛돌 우리문화재 수집에 남다른 관심을 보여 2000년 6천여점의 옛돌을 모아 용인에 세중옛돌박물관을 세우기도 했으며, 지난해에는 모교인 고대를 비롯해 연대, 국립중앙박물관 등에 자신의 세중나모 주식 1백10억원 어치를 기부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는 26년째 레슬링협회 일을 맡고 있기도 하다.
세중그룹의 주력기업인 세중나모여행사는 삼성본관에 위치하며 삼성그룹의 해외출장 등의 업무를 맡아 하고 있어, 재계에서는 삼성 오너 일가의 신임이 남다른 게 아니냐는 소문이 나돌고 있기도 하다. 실제로 천 회장은 그동안 언론과 인터뷰에서 "지금의 여행사업은 삼성 이건희 회장이 직원들의 출장 건을 맡도록 해 줘 큰 힘이 됐다"고 고마움을 표시한 바 있다.
이명박 전서울시장의 강력한 후원세력 중 하나로 평가되는 고대 교우회의 신임 회장에 천 회장이 선출됨에 따라 정가 일각에서는 이 전시장의 재계 커넥션이 한층 강화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하기도 하나, 삼성측은 이와 관련 "터무니없는 억측"이라며 "천 회장은 삼성의 업무 파트너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일본으로부터 반출된 옛돌 문화재 70여점 반환식을 갖고 있는 천신일 회장(왼쪽).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