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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효순.미선 촛불사태, 국익에 큰 상처”

"일부의 고통은 전체공동체 살기 위한 역사의 비료" 주장도

노무현 대통령의 한미FTA 체결 강행에 <조중동> 등 보수언론들이 "노대통령의 집념의 리더십"을 격찬하는 가운데, <중앙일보>의 경우 한걸음 더 나아가 "효순.미선양 사건때 촛불 사태가 한.미 동맹이라는 국익에 깊은 상처를 주었다"고 주장, 파문이 일고 있다.

<중앙일보> "효순.미선양 사건의 촛불 사태, 국익에 깊은 상처"

<중앙일보>는 3일자 사설을 통해 "FTA 성사에는 무엇보다 노무현 대통령의 결단과 지도력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그에게 표를 던졌던 노동자.농민.진보운동권은 격렬히 반대했다. 공공건물이 불타고 경찰이 피를 흘렸다. 그러나 대통령은 흔들리지 않았다"고 노대통령을 높게 평가했다.

사설은 "다른 부문에서는 근대화를 폄하하고 사회갈등을 부추기고 반(反)시장적 정책을 서슴지 않았던 대통령이었기에 FTA에 대한 대통령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시각도 많았다. 하지만 그는 일관된 의지로 불신을 무력화시켰다"며 "정경유착의 해소, 권력기관의 독립, 권위주의의 청산 등과 함께 한.미 FTA는 노 대통령의 업적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4가지 치적(?)'까지 열거하며 격찬을 거듭했다.

사설은 이어 향후 국회 비준이 쉽지 않을 것임을 지적한 뒤 "대선주자와 각당 지도부가 국익보다는 얄팍한 표 계산의 유혹에 빠지면 유권자는 이를 기억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곧이어 "우리는 2002년 효순.미선양 사건의 촛불 사태가 한.미 동맹이라는 국익에 얼마나 깊은 상처를 주었는지 기억하고 있다"는 문제 발언을 했다.

이는 <중앙일보>에게 있어 2002년 효순.미선양 사건때 범국민적 촛불 사태란 '국익 훼손행위'에 불과함을 보여주는 발언에 다름아니다. <중앙>은 잊어버렸는 지 모르나 2002년 효순.미선양 사건은 일부 진보진영뿐 아니라 범국민적 분노를 촉발시킨 일대사건이었고 전세계 언론의 비상한 관심을 끈 국제적 사건이었다. 당시 얼마나 국민적 분노가 컸던지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까지 나서 미국의 사과를 촉구하고 한나라당 모든 지구당에 효순.미선양의 넋을 기리는 대형플래카드를 내걸 정도였다.

하지만 <중앙>은 3년이 지난 지금, 이를 '국익 훼손행위'로 일축하고 있는 것이다. 이유인즉 한미동맹에 상처를 줬다는 것.

<중앙>이 한미FTA 타결을 격찬하는 과정에 효순-미선양 촛불사태를 꺼내 비난한 것은 한미FTA를 평가하는 <중앙>의 잣대가 '한미동맹', 더 나아가선 '미국'에 있음을 보여주는 것에 다름아니라는 비판을 해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2002년 12월14일 저녁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주권회복의 날, 10만 범국민 평화대행진'에서 수많은 추모 촛불들이 시청 앞 광장을 가득 메우고 있다. ⓒ연합뉴스


<중앙> "일부의 고통은 역사의 비료"

효순-미선양 촛불사태를 비하한 <중앙일보>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한미FTA 반대세력과 한미FTA로 희생될 영세농민-상인 등을 비하 또는 불가피한 희생양으로 일축하기까지 했다.

사설은 "FTA 반대세력은 그동안 근거 없는 불안의식과 논리로 사회를 혼란에 빠뜨렸다. 한때 집권세력의 지도부와 국무위원을 지낸 대선주자들은 지금도 국회 의사당에서 어이없는 돗자리 단식판을 벌이고 있다"며 "이들은 각성해야 한다"고 비난했다.

사설은 "FTA라는 시대적 대세의 강물은 이미 흐르기 시작했다. 누구도 막기 어렵다"며 "이제는 단식판과 죽봉을 거두고 무한경쟁을 이겨낼 영법(泳法)을 같이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을 하기도 했다.

사설은 특히 "FTA로 일부는 고통받을 수 있다"며 "그러나 전체 공동체가 살아나가야 할 길이라면 그 고통은 역사의 비료가 될 것 아닌가"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미FTA로 몰락이 예상되는 영세농민-상인들을 '전체 공동체를 위한 비료' 정도로 폄하한 것이다.

과연 한미FTA가 <중앙> 주장대로 전체 공동체가 살기 위한 '제3의 개국'인지, 아니면 '제2의 IMF사태'가 될 지는 좀더 지켜볼 일이나, 분신까지 할 정도로 절망하는 가난한 국민들에 대해 '역사의 비료'라는 몰인간적 표현까지 써야 할 정도로 <중앙>은 얼마나 역사 앞에 당당했으며 앞으로 당당할 지 따져볼 일이다.
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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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이 2 개 있습니다.

  • 10 15
    문창극

    문창극이래자나...
    미친 마빡 세끼.. 이 따위 사설이나 처 쓰고...

  • 13 14
    중앙일보 절독자

    그럼그렇지 뭘 기대했냐?
    문창극이란 주필이 있는 신문이 중앙일보인데 뻔하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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