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비상사태, IMF "한국성장률 -3% 전후"
"한국, 세계에서 최악의 타격 입을듯", 李대통령 비상령 발동
이명박 대통령이 이날 오전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성장률 등 수치에 집착하지 말고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서 사전에 치밀한 대응방안을 준비하고 선제적 정책대응을 해나가야 한다"며 사실상의 경제비상령을 내린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IMF는 이날 발표한 <세계경제전망보고서>에서 올해 세계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5%로 낮추었다. 이는 지난 60년간 가장 낮은 성장률 전망치다. IMF는 미국발 금융위기 손실이 지난해 10월 1조4천억달러에서 현재 2조2천억달러로 늘어나면서 실물경제가 큰 타격을 입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낮추게 됐다고 밝혔다.
IMF는 이날 특별히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하진 않았다. 그러나 한국을 비롯해 대만, 싱가포르, 홍콩 등 아시아의 네마리 용이 포함된 '아시아 신흥산업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9%로 대폭 낮췄다. 이는 전세계 어느 국가보다도 가장 조정폭이 큰 수정전망치이자 전세계에서 가장 낮은 성장률 전망치로, 글로벌 경기침체로 한국 등이 가장 치명타를 받고 있다는 의미다.
IMF는 대신 한국 등 아시아 신흥산업국의 2010년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의 2.1%에서 3.1%로 상향조정했으나, 이는 올해 충격적 마이너스 성장에 따른 반사적 조정에 불과하다.
IMF는 한국 등 개별국 전망치를 발표하지 않았으나, 기획재정부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싱가포르와 대만은 평균치인 -3.9%보다 더 낮은 -4~5%대, 한국과 홍콩은 조금 낮은 -3% 전후로 알려지고 있다.
IMF 이전에도 BNP파리바가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을 -4.5%로 전망하는 등, 일부 외국계는 한국경제에 대해 극도로 비관적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그러나 국제경제기구중 보수적이란 평가를 받고 있는 IMF가 이처럼 한국경제에 대해 비관적 전망을 내놓은 것은 한국경제가 환란때보다 더 심각한 벼랑끝 위기에 직면했다는 경고음에 다름아니다.
더욱이 IMF는 한국경제의 사활이 걸린 중국의 올해 성장률을 6.7%로 잡는 등, 중국 성장률을 5%이하로 잡고 있는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교수 등 비관론자들보다는 낙관적 전망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성장률을 이처럼 낮게 잡고 있어, 중국경제가 IMF 예상보다 더 나빠질 경우 한국경제는 예측불허의 파국적 위기를 맞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IMF는 이날 한국에 대해 사실상의 '경제비상사태'를 선언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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