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현오석 경제팀 유임 방침을 밝히고 새누리당 수뇌부가 이에 적극 동조하고 나서자, 김상민·김용태 등 일부 새누리당 소장파 의원들이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민심 레이더'가 고장나 지방선거때 민심의 호된 보복을 받게 될 것이란 경고를 하고 나선 것.

새누리당 초선인 김상민 의원은 2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당청의 현오석 경제팀 유임 결정에 대해 " 민심의 나침반에 심각한 문제가 생긴 거다. 레이더가 고장난 것"이라며 "이건 지방선거에 새누리당에 빨간불이 지금 켜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새누리당 지지율이 높지 않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지지율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지금 민심의 마음이다. 지금 국민들이 얼마나 참고 기다린 줄 아나?"라고 반문한 뒤, "이것이 어느 정도까지 크게 확산될지 모른다. 작은 불씨도 '아무 문제도 아니야'라고 하면 집안 모두 다 불태울 수 있다. 굉장히 태풍의 핵이 될 수 있을 만한 불들이 지금 켜진 것"이라고 강력경고했다.

그는 "지금 수습도 국민이 스스로 하고 있지만 책임도 국민만 지고 있다. 지금 카드발급의 재발급 비용이라든지 시간이라든지 정신적인 부분이라든지 이런 부분에 있어서 책임과 수습 모두 다 국민이 하고 있는데 지금 경제팀의 실체가 과연 수습을 할 수 있을 것이냐에 대한 명분이 별로 없다고 생각한다"며 범국민적 고통에도 불구하고 보신에 급급한 경제팀을 질타했다.

김 의원은 친박 정우택 최고위원이 경제팀 경질 주장 등을 '자해적 발언'이라고 비난한 데 대해서도 "곪고 아픈 구석이 있으면 수술 받으러 가지 않나? 그러면 의사선생님께 '저 자해 좀 해 주세요'라고 말하나"라고 반문한 뒤, "수술하고 도려내는 것을 자해라고 판단하는 것 자체가 너무 방어적인 태도다. 집권여당이 이런 태도를 가져서는 절대 안 된다"고 맞받았다.

재선 의원인 김용태 의원도 전날 YTN라디오 '전원책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며칠 전에 국회 정무위원회에 와서 정부 당국자가 제 2차 유출, 즉 본인들이 나쁜 짓하는 것을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차단했다, 이렇게 공언했다. 그것도 한번이 아니라 수십 차례 공언했다. 그런데 아시다시피 며칠 전 모 일간지에서 1면 톱으로 '무슨 소리냐. 이미 6개월 전부터 유통 다 됐다'라고 보도를 했다"며 "사실이라면 이제 국회와서 국민을 상대로 2차 유출이 없었다는 정부 당국자는 반드시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거는 매우 중차대한 문제다. 이 정보가 만일 유출됐다면 우리나라 금융사상 최악의 사고가 터진 거고, 이것을 6개월 동안 전혀 몰랐다, 이것도 정말 큰일"이라며 "특히나 정부 당국자라는 사람들이 조사를 다 해놓고서도 전혀 유출된 바 없다, 이렇게 공언을 했기 때문에 이 문제는 전혀 다르게 접근해야 된다"며 거듭 경제팀 경질을 촉구했다.

그는 이밖에 기초공천 폐지 대선공약을 백지화하려는 데 대해서도 "지난 번 대선공간에서 우리 대선후보는 물론이거니와 모든 정당이 국민 앞에 특권을 내려놓기 위해서 이 기초공천을 폐지한다고 약속하지 않았나? 이것을 뒤집는 것"이라며 "그럼 국민들께서 이렇게 생각하실 거다. '아, 저 사람들은 이제 상황이 바뀌었으니까 표 구걸할 때가 지났으니까 다시 뒤집는구나', 이렇게 얘기할 거다. '저 사람들 원래 거짓말쳤던 사람들이지'...정치의 기초인 국민과의 신뢰문제이기 때문에 약속을 지켜서 기초공천제를 폐지해야 된다"고 밝혔다.

이밖에 친박직계를 제외한 다수 비주류 의원들도 사석에서는 유사한 불만을 토로하는 등, 박 대통령의 '불통'과 당 수뇌부의 '눈치보기'에 대한 불만이 급속 확산되는 양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