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7.30 재보선 불출마"에 새누리 쇼크

윤상현 "15대0 참패도 있을 수 있는 상황", 친이계 반격인가

2014-06-30 16:28:03

김문수 경기지사가 7·30 재보선에 불출마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져, 김 지사를 서울 동작을 재보선에 투입하려던 새누리당 친박 수뇌부를 크게 당황케 하고 있다.

김 지사 측 관계자는 30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임기가 끝나면 그동안 3선 의원과 재선 지사를 하는 동안 쉼 없이 일했기 때문에 스스로 돌아보고 쇄신하는 시간을 갖겠다"고 말하면서 불출마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최근 상황을 보면 당이나 정부가 국민과 괴리된 듯한 모습을 보이는데 나 자신도 그런 게 있지 않겠느냐는 게 김 지사의 생각"이라며 우회적으로 박근혜 정권을 비판하면서, "공직을 정리하고 쌓였던 때를 스스로 벗기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전당대회와 재보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것이냐고 되묻자 "지사로서 직분을 충실히 했기 때문에 정치 분야에 대해 얘기를 한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이해하면 된다"며 불출마 의사를 거듭 분명히 했다고 <연합>은 전했다.

이같은 김 지사의 불출마 입장 표명에 김 지사를 서울 동작을 재보선에 투입해 수도권 참패를 막으려던 새누리당 수뇌부는 뒷통수를 맞은듯 크게 당황해하는 분위기다.

7·30 재보선 공천관리위원장인 윤상현 새누리당 사무총장은 이날 오후 당사에서 열린 공천위 회의에 참석해 "당헌당규에 정해진 대로 상향식공천과 전략공천을 병행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수도권에서는 최대 필승카드를 꺼내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15대0이라는 참패도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상황"이라며 김 지사 등에 대한 전략공천을 강력 시사했었다. 당이 워낙 벼랑끝에 몰렸으니, 전략 공천을 하더라도 이해해달라는 메시지인 셈.

하지만 김 지사가 불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새누리당이 내심 전략공천하려던 김 지사 외에도 오세훈 전 서울시장, 나경원 전 의원, 권철현 전 의원 등 MB계 인사들의 전략공천에도 급제동이 걸리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새누리당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친박핵심 수뇌부는 최근 박 대통령 지지율이 급락하는 등 참패 우려가 확산되자, 오거돈 전 해수부장관이 부산 해운대·기장갑 재보선에 출마할 경우 대항마로 권철현 전 의원을 투입하고 오세훈 전 시장과 나경원 전 의원도 수도권에 전략공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친박핵심은 그러나 지난 총선때만 해도 이들에게 공천을 주지 않았었다.

김 지사의 불출마 선언으로 이같은 친박 수뇌부의 재보선 전략에 일대 급제동이 걸리게 된 모양새다. 김 지사 외에도 오세훈 전 시장이나 권철현 전 의원 등도 출마에 부정적이거나 미온적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권 전 의원은 부산시장 경선에 출마했다가 친박핵심 서병수 후보에게 분패한 바 있다.

새누리당 일각에서는 김 지사의 불출마 배경으로 김 지사가 문창극 총리 후보 낙마후 자신은 결격사유가 없다고 '셀프 추천'을 하면서까지 총리직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고 김무성 의원 등도 자신을 총리로 추천했음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대통령이 일축하고 정홍원 총리를 유임시킨 데 대한 반작용이 아니냐는 해석도 하고 있다.

이와 함께 박근혜 정권에 대한 '서울 민심'이 위험수위를 넘어서, 출마를 하더라도 낙선 위험성이 높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하고 있기도 하다.

새누리당의 한 비주류 의원은 "김문수 지사의 불출마 이유가 무엇이었든 간에 그의 불출마로 7.30 재보선은 더욱 벼랑끝 위기에 몰리게 됐다"며 "친박핵심의 독주가 결국 부메랑이 돼 돌아오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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