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권오을 한나라당 의원이 "농업 분야에서 미국의 양보가 없다면 한미 FTA 협상을 중단해야 한다"는 입장을 웬디 커틀러 미국측 수석대표에게 전했다.
권 의원은 9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제8차 협상이 열리고 있는 하얏트호텔에서 커틀러 수석대표를 만나 "FTA 체결로 벌어들이는 이득이 50이고, 20~30이 손해일 경우 결국엔 이득이 된다는 논리를 펴고 있지만, 이는 한 번도 구체적인 수치로 제시되지 않고 있다"며 "벌어들이는 50의 이득은 없어도 살 수 있지만 잃어버리는 20~30의 손해를 입는 농어민 등 당사자들에게는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이기 때문에 한국 농업의 일방적 희생을 강요하는 타결안에는 반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쌀이 협상에 거론되고 있는 것과 관련, "지난 2004년 한미간 협상을 통해 2014년까지 쌀 관세화 유예를 조건으로 미국에 의무수입물량을 할당한 바 있다"며 "미국이 협상대상도 아니고 이미 개방이 약속된 쌀을 통해 다시 한 번 양보를 얻어내려는 일방통행식 협상전략은 오히려 한국 국민들의 반미감정을 증대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커틀러 수석대표가 지난 8일 '한국 쇠고기 시장의 완전 개방이 없이는 한미 FTA는 없을 것'이라고 발언한 데 대해서도 "미국산 쇠고기가 수입, 유통되지 않고 있는 것은 지난 2006년 1월 합의된 위생검역조건을 미국측이 충족하지 못한 이유 때문"이라며 "우리 국민의 건강과 안전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양보하면서까지 한미 FTA를 추진해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
그는 "농업 분야는 물론 개성공단 인정 등 다른 분야에서도 미국의 양보가 있어야 하며 이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현재 협상을 중단하고 2~3년 더 시간을 가진 후 한미 FTA를 추진해도 늦지 않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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