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 "미국, 준비된 군사행동 생각...상황 엄중"

"文대통령의 군사회담 제안에 틸러슨, 강경화에게 항의도"

2017-09-26 22:21:04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는 26일 현 상황에 대해 “미루나무 사건때보다 상황이 더 엄중하다”고 말했다.

문정인 특보는 26일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10.4 남북정상선언 10주년 기념식’ 특별강연에서 이같이 말하며 “1976년 미루나무 사건 당시 미국의 행동은 북한의 우발적 충돌에 대한 대응이었지만, 현재는 미국이 준비된 군사행동을 생각하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문 특보는 "맥매스터(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이 여러 시나리오가 있다는데 군사행동을 준비하는 것 같고 북한은 강대 강으로 나오고 있다"며 "우리가 힘이 있으면 양쪽 다 막으면 좋을 텐데 그럴 힘은 없고 중국과 러시아는 아직 방관적 태도를 취하고 있어 (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이라고 탄식했다.

그는 또한 "(지난 7월) 문재인 대통령의 적십자회담 및 군사회담 제안에 대해 미국이 엄청나게 불쾌해 했었다"면서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사실상 강경화 장관에 강력한 어조로 항의하고 그랬다"며 미국의 강경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그는 이어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데 휴전선이나 서해지구에서 우발적 충돌이 되면 확전될 수 있다"며 "그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남북이 대화해야 한다. 남북대화가 열려야 북미대화가 통하지 않을 때 우리를 통해 대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은 핵탄두를 적게는 10개 많게는 50개까지 갖고 있다"면서 "시간이 우리 편이 아닐 수도 있다. 북한이 핵탄두 100개를 가지면 협상 테이블이 또 달라지니 빨리 북한하고 대화와 협상을 해서 북한이 더 이상 (갖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대화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시간을 끌어서 북한이 시간을 벌고, 북의 핵능력과 미사일 능력이 강화되면 북한이 이른바 ‘남조선 적화통일전선전략’을 (시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는 문 대통령의 사드배치 강행과 관련해선 "저도 사드 배치에 반대한다. 찬성하지 않는다"며 "언론에도 많이 나왔지만 미국의 상당한 압력이 있었을 거다. '사드를 받지 않으면 사드를 가져가면서 주한미군 감축한다', 이렇게 나오면 양식 있는 대통령이면 어떻게 하겠나. 전체 국민을 보호해야 되는데 상식적으로 보더라도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그는 "북한은 북한대로 저렇게 나오지, 미국은 미국대로 강경하지, 중국은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때문에 등 돌리지, 러시아와도 안 맞는 게 상당히 있지. 대통령이 상당히 답답하실 것"이라며 "제가 볼 때는 대통령도 지난 9년 보수정부들이 했던 정책과 제도의 희생양이 되고 있지 않느냐 하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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