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뉴스데스크, 윤지오에 '장자연 명단' 공개 압박 논란

윤지오 "내가 발설하면 책임져 줄 거냐" 반박

2019-03-19 09:02:07

MBC <뉴스데스크> 왕종명 앵커의 압박적인 배우 윤지오씨 인터뷰가 호된 질책을 받고 있다.

왕종명 앵커는 18일 밤 <뉴스데스크>에 출연한 고 장자연씨 후배 윤지오씨에게 "관심이 윤지오씨가 언급한 방씨 성을 가진 조선일보 사주일가 3명, 또 이름이 특이한 정치인입니다. 여전히 공개 의사가 없으신지요?"라고 물었다.

이에 윤지오씨는 "아시다시피 지난 10년간 진술하면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미행에도 시달리고 수차례 이사도 했고 결국 해외로 도피했다. 귀국 전에도 한 언론사에서 전화해서 내 행방을 묻기도 했다. 오기 전에 교통사고도 두차례 있었다"고 말했다.

윤씨는 이어 "말씀을 드리지 않는 건 앞으로 장시간을 대비한 싸움이기 때문이다. 그분들을 보호하려 말씀드리지 않는 게 아니라 명예훼손으로 고소하시면 더이상 목격자가 아니라 나는 피의자로 배상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그분들께 1원도 쓰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왕 앵커는 "고소는 될 수 있다. 피고소인이 될 수 있다"면서도 "검찰 진상조사단에 나가서 이 명단을 말하는 것과 생방송으로 진행 중인 뉴스에서 이분들의 이야기를 하는 것은 다른 차원의 이야기다. 용기를 내서 나오셨고 장자연 죽음에 대한 진실을 밝히고자 하는데 어쩌면 생방송 뉴스 시간에 이름을 밝히는 게 진실을 밝히는데 더 빠른 걸음으로 갈 수 있다는 생각은 안해보셨냐"며 거듭 실명 공개를 압박했다.

이에 윤씨가 "내가 발설하면 책임져주실 수 있냐"고 묻자, 왕 앵커는 "우리가요? 이 안에서는 우리가 어떻게든..."이라고 얼버무렸다.

윤씨는 "안에서는 단지 몇분이고 그 후로 나는 살아가야 한다. 살아가는 데 어려움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고 이 부분에 대해서 검찰, 경찰에 일관되게 말했다. 이 부분은 검경이 밝혀야 하는 부분이다. 난 시민으로, 증언자로 말씀드릴 수 없는 것이 당연하다"고 쐐기를 박았다.

보도후 기사 댓글을 통해 비난이 봇물 터졌다.

한 시정자는 "TV 보다가 육성으로 욕이 나오더군요. 앵커 지금 뭐하는 겁니까. 신변의 위협까지 받고 있는 사람이 어렵게 용기 내고 있는데, 특종을 원하나요? 자질이 있는 건가요?"라고 질타하며 왕 앵커 하차를 요구했다.

다른 시청자도 "특종에 혈안 돼서 증인을 생방송에까지 불러놓고 취조하는듯한 저 자세. 저 남자가 앵커 자격이 있는지 궁금하네요"라고 비판했고, 또다른 시청자는 "누가봐도 증인 잡을려고 용쓰는 모습. 올해 최악의 인터뷰"라고 질타했다.

비판이 빗발치자, <뉴스데스크>는 홈페이지 해당기사에 왕 앵커 질문만 편집해 싣고 윤씨의 답변은 생략하는 등 당혹감을 숨기지 못하는 분위기다.

이를 본 한 시청자는 "앵커 멘트만을 그대로 적은 것도 아니고 편집해서 적어놓으니 무슨 윤지오씨가 그들의 실명을 일부러 감추는 것처럼 보이는군요. 왜 실명언급을 거절했고 이야기가 어떻게 진행됐는지 정도는 적어주시는 게 맞지 않겠습니까?"라고 꼬집었다.

저조한 시청률에 고심중인 <뉴스데스크>는 이날부터 방송 시간을 30분 앞당겨 오후 7시30분에 방송을 시작했다. 첫 방송부터 스스로 '시청률의 덫'에 걸린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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