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당직자-보좌관 500여명 실직 위기

"이제야 야당된 설움 톡톡히 실감 난다"

2008-04-24 19:10:18

18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통합민주당 당직자와 보좌관 5백여명이 대량실직 위기에 처했다.

현재 민주당은 통합 이후 구조조정을 거치지 않아 원내를 제외한 당직자만 무려 247명에 이른다. 정당법상 100명의 당직자와 의석수에 비례한 원내직원, 당 부설 연구소를 감안한다면 현재 민주당의 인원은 한참을 초과한 상태. 이에 현행법을 위반하지 않기 위해 정규직을 100명으로 하고 나머지는 한반도전략연구원의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발령을 내는 등 사실상 편법으로 운영해 왔다.

민주당 관계자는 24일 “전당대회를 하고 나면 새 지도부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관례상 일관사표를 제출해왔다”며 “새롭게 구성된 지도부가 사직서를 제출한 당직자 가운데 일부를 발령을 내는 순으로 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예상하고 있는 18대 당직자수는 당산동 당사에서 근무할 100명과 한반도전략연구원에 약 30여명, 원내당직자 22명 정도로 도합 150명 안팎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약 100여명이 거리고 나앉게 되는 셈이다.

당 관계자는 “다들 심정적으로 불안한 상태”라며 “이제야 야당으로서의 설움을 느끼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구조조정을 하더라도 봉급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국고보조금도 연 80억 정도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 이 정도면 당직자들에게 들어갈 임금도 줄여야할 처지”라고 말했다.

보좌진들도 위기에 처하기란 마찬가지. 136석의 의석수가 81석으로 줄어들면서 400명에 달하는 보좌진들이 새로운 직장을 구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일부 의원들은 자신의 보좌진 중 일부를 비례대표 당선자에게 부탁해 취업시키기도 했다. 한 비례대표 당선자는 “A의원이 부탁해와 채용하기로 했다”며 “여러 곳에서 전화가 오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고 털어놨다.

당 중진 의원실에 있는 한 보좌관은 “누구에게 부탁하기도 힘든 실정”이라며 “자리는 한정되어 있고 가려는 사람은 많아 녹록치 않다”고 하소연했다. 한 초선 의원의 보좌관은 “임시국회가 열리고 있어 자리를 박차고 나갈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며 “가뜩이나 뒤숭숭한데 방을 빼라는 사무처의 요구 때문에 내가 봐도 처량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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