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영어'로 이름바꾸기 붐, 상반기에만 83개사 개명

80개가 영어식 표기로 변경, 한글로 개명은 3개사에 불과

2006-07-20 09:58:54

올해 상반기에만 이름을 바꾼 상장사가 83개사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부분이 영어로 이름을 바꾼 것으로 나타나, 영어로 이름을 바꾸면 마치 선진기업이 되는 것이 되는 양 착각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빈축을 사고 있다.

국적불명의 합성어 등 난해한 상호로 혼란 초래 우려도

20일 증권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상호를 바꾼 상장사는 83개로 집계돼 작년 상반기의 67개사보다 24%나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증권예탁결제원은 기업들의 상호변경이 2003년 67개에서 2004년 1백11개로 66%나 급증한 데 이어 작년에도 1백14개로 2년 연속 1백개를 넘어선 가운데 올해도 상반기에만 작년 전체의 73%에 육박한 상태여서 올해 연간 사명변경이 작년 수준을 크게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가장 많은 변경유형은 국문표기를 영문표기로 바꾸는 형태로, 가드랜드(변경전 남경컴테크) 등 26개사에 달했고 반대로 영문 상호를 국문으로 바꾼 회사는 대우전자부품(변경전 파츠닉) 등 3개사에 그쳤다.

사업영역 다각화나 이미지 쇄신을 내세워 '공업', '화학', '백화점' 등 전통적 업종명칭을 상호에서 삭제한 경우도 광주신세계(광주신세계백화점) 등 11개사였다.

디피아이홀딩스(디피아이) 등 3개사는 지주회사 전환과 관련, 사명에 '홀딩스'를 부가하는 형태로 상호를 바꿨다.

올해 들어서만 상호를 2번이나 바꾼 회사도 엠앤에스(성용하이메탈→대유엠텍에서 다시 변경), 헤파호프코리아(엔틱스소프트→네오시안에서 다시 변경), 세중나모여행(세중나모인터렉티브→세중나모에서 다시 변경) 등 3개사였다.

코스닥시장을 중심으로 우회상장이 봇물을 이룬 것도 영향을 끼쳐 유가증권시장중 사명을 바꾼 회사가 25개사인데 비해 코스닥시장은 58개사에 달했다.

증권예탁결제원은 "상호변경을 통해 기업이미지를 쇄신하는 효과는 있으나 인지도가 부족한 기업이 영문약자나 국적불명의 합성어로 된 난해한 상호를 쓰거나 업종이 모호한 상호 등 부적절한 상호를 쓰게 되면 투자자나 소비자로 하여금 혼란을 초래해 오히려 기업이미지를 실추시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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