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의 역설, "지긋지긋하다. 통일 되면 떠나고 싶다"

"조속히 분단이 끝나길 바란다"

2010-11-21 05:11:12

고은 시인(77)이 "조국이 통일만 되면 내 나라를 떠나 민족을 잊고 싶다"고 말했다.

오페라로 만들어진 자신의 대표작 <만인보>를 관람하기 위해 고향인 군산을 찾은 고은 시인은 20일 군산시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하며 "지긋지긋하다. 조속히 분단이 끝나길 바란다"며 이같이 덧붙였다.

반세기 이상 계속되는 분단에 분노하며 통일을 염원하는 노시인의 심경을 읽을 수 있는 역설이다.

그는 노벨상 수상 실패가 한글에 대한 외국인들의 이해 부족에서 비롯된 것 아니냐는 지적에 "그것은 그렇지 않다. 내 언어가 한국어에 갇혀서 그랬다고는 보지 않는다"라면서도 "하지만 한국어가 외국에서 번역되는 과정이 쉽지 않은 점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향후 일정에 대해선 "숨을 쉴 때까지 글을 쓰고 무덤에서도 글을 쓰겠다. <만인보>는 아직 끝나지 않았고 아직 쓰고자 하는 것이 너무 많다"며 변함없는 창작욕을 과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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