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자 "이영수에게 돈 받았냐"에 홍준표 폭언

<현장> 홍준표 "너 진짜...맞는 수가 있다. 내가 그런 사람이야"

2011-07-14 17:39:04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14일 민주당이 제기한 전당대회 자금 연루 의혹을 묻는 여기자에게 격분하며 반말로 폭언을 해 파문이 일고 있다.

발단은 이날 저축은행국정조사특위 민주당 간사인 우제창 의원이 국회 기자회견에서 "이영수 전 한나라당 청년위원장이 신삼길 삼화저축은행 명예회장으로부터 24억원을 받아 한나라당에 전달했으며 이 돈은 지난번 한나라당 전당대회와 이번 전당대회에 사용된 것으로 안다"며 "이와 관련된 한나라당 고위관계자를 증인으로 신청하겠다"고 의혹을 제기하면서 비롯됐다.

우 의원이 문제 고위인사의 실명을 거론하지 않았지만 작년과 올해 전당대회에 모두 출마한 인사는 홍준표, 나경원 후보 두 사람 뿐이었다. 특히 이영수씨가 대표로 있는 '뉴한국의 힘'은 지난 전당대회때 홍준표 후보를 공개지지한 바 있다. 민주당은 실제로 홍 대표를 국정조사 증인으로 신청, 민주당이 말한 고위인사가 홍 대표가 아니냐는 관측이 기자단 사이에 퍼졌다.

사건은 홍 대표가 이날 오후 참여연대를 깜짝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터졌다.

홍 대표는 민주당이 자신을 국정조사 증인으로 채택한 데 대해 "그런 것 없다. 내가 대상이 되는 것도 아니다"라고 일축했으나 기자들의 질문이 계속되자 "(황우여) 원내대표에게 물어보라"고 즉답을 피하며 자리를 뜨려 했다.

그때 한나라당을 출입하는 한 여기자가 "이영수에게 돈을 받은 사실이 있나요?"라고 직설적 질문을 던졌고, 그러자 홍 대표는 발걸음을 멈춘 후 해당 여기자를 노려보며 "그걸 왜 물어봐? 너 진짜..."라며 분노를 표출했다.

홍 대표는 그래도 분이 안풀린다는 듯 가려다가 다시 돌아서 "맞는 수가 있다. 진짜 나한테 이러기야? 내가 그런 사람이야?"라고 폭언을 퍼부었다.

여기자는 폭언에 황당해하며 "야당이 그렇게 주장하고 있지 않느냐"고 물러서지 않았고, 홍 대표는 "내 이름 거론했어?"라고 거듭 반말로 되물었다. 이에 여기자가 "실명은 아니지만 민주당 쪽에서 구체적으로 얘기를 했다"고 응수하자, 홍 대표는 "내가 그런 사람이야?" 버릇없이 말이야"라고 말한 뒤 자신의 차량에 올랐다.

홍 대표는 그후 본지와의 통화에서 "민주당 우제창 의원이 제기한 의혹은 두달 전에 찌라시에서 돌았던 황당한 내용"이라며 "우 의원이 아무런 근거도 없이 이를 갖고 공세를 편 것을 갖고, 기자가 내용을 확인도 하지 않고 공개석상에서 질문을 던져 순간적으로 화가 나 그럴 수가 있냐고 따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문제의 여기자는 나의 지역구에 살고 있어 평소 친하게 지내던 기자"라며 "평소 반말을 하던 사이여서 순간적으로 공개석상에서 반말을 하는 실수를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당시 질문을 던진 상황은 참여연대를 나오는데 상지대 비대위 교수와 학생들이 길을 막아 더없이 혼란스러웠다"며 "워낙 화가 나서 맞는 수가 있다는 말을 했는지조차 기억이 안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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