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열린우리당 전의장과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22일 공개석상에 향후 행보를 같이 할 것임을 과시했다.
정 전의장은 22일 오후 여의도 63빌딩에서 5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자신이 쓴 <개성역에서 파리행 기차표>의 출판기념회를 갖고 대권 행보에 시동을 걸었다. 이날 행사에는 손학규 전 경기지사를 비롯, 김근태 한명숙 천정배 의원 등 범여권 예비 대권주자가 총출동했고, 정 전 의장의 지지모임인 `정동영과 통하는 사람들' 소속 회원과 일반인 5천여 명이 몰려들었다.
정 전 의장은 특히 손 전지사에 대해 "손 선배, 와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며 손 전 지사를 반갑게 맞았고, 그후 두사람은 행사장에 나란히 앉아 귀엣말을 주고받거나 손을 맞잡고 어깨동무를 하는 등 친근감을 대외에 과시했다. 정동영 지지자 모임인 `정통들' 회원 2백여 명 등 일부 참석자들은 "정동영" "손학규"를 번갈아 연호하기도 했다.
정동영 전의장과 손학규 전지사가 22일 행사내내 대외적으로 우애를 과시, 두사람간 연대를 기정사실화했다. ⓒ연합뉴스
손 전 지사는 축사에서 "63빌딩에 여러 번 왔는데 이렇게 열기로 더운 날은 처음"이라며 "정 전 의장이 경의선 열차에 왜 못탔는지 궁금해 했는데 오늘 와보니 개성행이 아닌, 개성에서 파리 가는 기차표를 샀기 때문인 것 같다"고 우회적으로 정 전의장에게 남북열차 초대장을 보내지 않은 노무현 정권을 힐난했다.
그는 이어 "정 전 의장은 원대한 꿈을 가진 사람, 멀리 보는 사람, 통이 큰 사람으로 한반도 평화체제로 가는 길목을 탄탄히 닦아놓으신 분"이라며 "평화의 길로 가는 정권을 반드시 창출해 가야 한다. 앞날에 큰 영광을 기대한다"고 정 전의장을 추켜세웠다.
행사에는 우리당내 정동영계 의원을 비롯, 정세균 의장, 정대철.조세형 고문, 김원기 유재건 신학용 이목희 의원, 중도개혁 통합신당 김한길 대표, 신국환 양형일 유필우 의원, 민생정치모임 우윤근 의원, 한나라당 유승민 의원 등 각 정파 현역 의원 80여 명과 이한동 전 총리, 박재규 전 통일장관, 김두관 전 행자장관, 조기숙 전 청와대 홍보수석, 함세웅 신부, 임기란 민가협 회장 등 정치권 안팎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정세균 의장, 김한길 대표와 범여권 주자 등 10여 명은 릴레이 축사를 통해 한목소리로 대통합을 결의했으며 외부주자인 문국현 사장과 절친한 최 열 대표도 축사 대열에 동참했다.
그러나 친노 그룹인 이해찬 김혁규 김태년 김형주 이광재 이화영 의원 등과 '정동영 배제론'을 주장한 박상천 민주당대표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고, 당초 참석이 예상됐던 권노갑 전 고문도 개인 사정을 이유로 불참해 눈길을 끌었다.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이 22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출판기념회에서 사실상의 대선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정 전 의장은 이날 인사말을 통해 "분단구조에 기생해온 군사쿠데타, 개발독재, 냉전 세력은 여전히 철조망안에서 운하를 파고 철조망을 피해 페리로 연결하자는 낡은 발상을 버리지 않고 있다"며 한나라당 대선후보인 이명박, 박근혜 두 주자를 우회 비판하고 "철조망을 걷어내 미래를 개척하고 대륙의 시대를 열어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참여정부 장관 출신으로, 자산과 부채를 모두 끌어안고 과거세력, 기득권 세력 부활을 저지하는 데 힘을 다하겠다"며 "기득권을 버리고 통합의 길을 뚜벅뚜벅 걸어나갈 것이며 패배주의를 걷어내고 승리를 향한 도전정신으로 무장, 12월 새로운 역사적 환희를 위해 앞장서 뛰겠다"고 대선 출마 의지를 강력하게 드러냈다.
그는 노무현 정부에 대해선 “참여정부가 국민통합 못한 것, 부동산 정책의 실패와 혼돈, 양극화의 문제 등 실패한 정책에 대해 반성하고, IMF이후 생겨난 4대 신 빈곤층- 자영업자, 중소기업 근로자, 도시빈민, 농민의 삶의 질을 개선시켜내야 한다”고 우회적으로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