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2일 오후 김영삼(YS) 전 대통령과 김대중(DJ) 전 대통령을 잇따라 방문하며 신년하례를 했다.

YS, “김대중-노무현, 국민정신 혼돈스럽게 만들어 놔”

이 전 시장은 이 날 낮 12시 30분 서울 상도동 김영삼 전 대통령 자택을 방문, 떡국을 함께 하며 새해 인사를 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 전 시장이 전 날 새해맞이 행주산성 등산을 했다고 하자 “주말에 산을 오른다는 것은 멋”이라며 “금년에 계속 고지로 올라가시는 것 아니냐”고 최근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이 전 시장을 격려했다. 이에 이 전 시장이 “힘든 고지”라고 화답했다.

김 전 대통령은 또 “올해는 우리나라에 아주 중요한 해”라며 “김대중, 노무현 두 사람이 이상하게 (나라를) 끌고 와서 국민들의 정신을 혼돈스럽게 만들었는데 바로잡아야 한다”고 노 대통령과 김대중 전대통령을 싸잡이 비난한 뒤 이 전 시장의 필승을 촉구했다.

그는 또 이 전 시장이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연말 대선이 있어 어떨지 모르겠다”고 말하자 “올해는 빨리 지나갈 것”이라며 “선거는 좀 시끄러워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 전 시장과 2시간 가량의 단독 면담을 가진 후 직접 집 앞 대문까지 나와 이 전 시장을 배웅하는 등 각별한 애정을 나타냈다.

DJ 방문한 이명박 "노무현 대통령 이후 국무회의 참석 못해"

이 전 시장은 김 전 대통령 방문 후 곧바로 동교동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으로 자리를 이동,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신년 인사를 했다.

이 자리에서 이 전 시장은 김 전 대통령에게 하얀 난을 선물하며 “공식적으로 뵌 적이 있는데 개인적으로 뵙는 것은 처음이다. (서울시장 재임 당시) 국무회의에 8개월간 참석해서 기억에 많이 남는다. 많은 것을 배웠다”고 첫 인사를 건넸다. 이에 김 전 대통령은 “서울시장이 국무회의에 참석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다”며 서울시장의 국무회의 배석 배경을 밝혔다.

그러자 이 전 시장은 “노무현 대통령 이후에는 (국무회의에 참석) 안했다”며 “그때가 마지막이었다. 8개월 했다”고 우회적으로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토로하기도 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에 “언론 보도를 보니까 인기가 아주 높던데 축하한다”며 화답하기도 했다. 두 사람은 이후 1시간 넘게 북핵사태, 한미동맹, 안보 문제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으나 언론에는 공식적으로 대화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이 전 시장은 이 날 두 전직 대통령 방문에 이어 오는 3일과 5일, 각각 이회창 한나라당 전 총재와 전두환 전 대통령을 찾아 신년하례를 가질 예정이다. 이 전 시장은 또 천주교 정진석 추기경과 조계종 총무원장인 지관 스님 등 종교계 인사 등도 조만간 찾아 새해 덕담을 들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