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의 각종 정책을 강력 비난해왔던 한나라당 의원들이 4일 국회 상임위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강행한 노 대통령에 대해 극찬 릴레이를 벌였다.

김용갑 "6.29 선언의 감동 연상시켜"

김용갑 의원은 4일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번 한미FTA 협상은 20여년전 암울했던 정치상황 속에서 국민이 그토록 원했고 민주화의 분수령이라고 불렸던 6.29 선언의 감동을 연상시킨다"며 "한 마디로 '경제의 6.29선언'이라고 평가하고 싶다"고 극찬했다.

그는 "사실 그동안 노 대통령을 반미친북좌파로 보고 누구보다 강도 높게 비판해 왔다"며 "내가 농촌 출신이라 한미FTA 국회비준 여부에 대해서는 판단을 유보한 상태지만 지난 주말 협상관련 뉴스를 보면서 마음을 졸였고 결국 협상이 타결됐다는 소식에 엄청난 충격과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노 대통령이 고무된 나머지 북핵 폐기문제를 지나치게 낙관하지 않을까 걱정할 따름"이라며 "남은 임기 동안 가급적 정치문제에 대한 개입을 줄이고 마무리 작업에 전념해 주길 당부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해봉 의원도 "나는 노 대통령을 폐쇄적, 배타적, 이념집착적인 분으로 보고 있었다"면서 "그러나 이번 한미FTA 협상을 타결하면서 노 대통령이 `이념이 아니라 국익이 우선이다'는 표현을 썼는데 처음부터 이런 자세를 가졌더라면 국민을 의식하는 대통령이 되지 않았겠느냐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김무성 의원도 "대통령의 결단은 높이 평가돼야할 것"이라며 "흔들렸던 한미 FTA가 새로운 전기를 맞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면 최성 열린우리당 의원은 "한 택시운전사의 분신과 농민의 총기난사와 정치인과 농민의 단식농성 등 대단히 혼란스러운 상황"이라며 "철저한 검증을 통한 국익 살리기가 필요하다"고 비판적 입장을 밝혔다.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은 이날 당초 예정했던 개성공단 식수행사에 불참한 뒤 상임위에 참석해 청문회 등을 통한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등 한나라당 의원들과 대조를 이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