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측이 자체 여론조사결과 이명박 전 서울시장측과의 지지율 격차가 3.2%포인트에 불과하며, 한나라당 대의원에서는 11.7%포인트나 앞서고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앞서 야후-갤럽 여론조사 파문때 기존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신을 드러낸 데 이은 또 한차례의 기존 여론조사 및 기존언론에 대한 불신감 표출이다.
박근혜 캠프 자체조사, "이명박과 격차 3.2%p에 불과"
박 전 대표측은 9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ARS로 전국 유권자 2천7백7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오차범위 95%, 신뢰구간 ±1.86%)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왔다고 밝혔다.
박 캠프측 발표에 따르면, ‘대통령으로 지지하는 후보’로 응답자의 32.4%가이명박 전 서울시장을, 29.2%가 박근혜 전 한나라당을 꼽아 양자간 격차는 3.2%p에 불과했다.
다음으로는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7.9%),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4.1%),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4.1%), 정운찬 전 서울대총장(2.4%), 모름(19.9%) 순이었다.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로 지지하는 후보’라는 항목에는 이명박(42.4%), 박근혜(33.6%), 원희룡(3.6%), 고진화(2.1%), 모름(18.3%) 순으로 나왔다.
박근혜 캠프가 자체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재차 기존 언론에 대한 불신감을 드러냈다. ⓒ연합뉴스
"한나라당 대의원 상대로는 박근혜가 11.7%p 앞서"
반면 2006년 7월 현재 등록된 한나라당 전당대회 대의원 9천3백명의 명단을 전수조사해 지난 7일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1천4백5명의 휴대전화 유효응답을 통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대통령으로 지지하는 후보’로 박 전 대표가 51.5%, 이 전 시장은 39.8%로 박 전 대표가 이 전 시장보다 11.7%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은 손학규(3.3%), 김근태(1.1%), 정동영(0.6%), 정운찬(0.5%), 모름(3.3%) 순이었다.
또한 이들을 상대로 당 후보로 적합한 인물을 꼽은 결과 응답자의 52.4%가 박근혜를, 41.6%가 이명박을 꼽아 박 전 대표가 이 전 시장보다 10.8%p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기타 원희룡(1.6%), 고진화(1.5%), 모름(2.9%) 순이었다.
"여론조사시 후보 이름 앞에 정당을 명기하지 않으면 인기투표에 불과"
박 캠프측은 “이번 여론조사는 최근 언론사와 여론조사기관의 공동조사가 공통적으로 안고 있는 인기투표식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기존의 방법과는 다른 형태로 실시한 것”이라며 “즉 기존 여론조사에서 ‘다음 후보 중 누가 대통령감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대통령으로 적합한 후보가 다음 중 누구입니까?’, ‘다음 중 누구를 대통령으로 선호하십니까?’ 등으로 질문해 인기투표식 여론조사에 그치고 있는 문제점을 시정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특히 유권자들의 정당 중심 투표 성향을 고려해 열린우리당 김근태, 한나라당 박근혜, 한나라당 이명박, 열린우리당 정동영, 통합신당 정운찬 등 예상후보들의 소속정당을 넣어 질문하는 방법을 채택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박 캠프측은 “기존 여론조사의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할당표집조사방법과 면접원으로 인한 조사의 불확실성, 특정 시간대에 실시되는 면접조사로 인한 응답자의 특정 계층 쏠림 현상 등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을 채택했다”고 밝혔다.
박 캠프내 여론조사 특별보좌관을 맡고있는 김준철 박사는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한국 사람들의 투표행태를 연구한 전문가들이 한결같이 지적하는 것은 국민들은 정당 중심의 투표성향을 보여왔다는 것”이라며 “그러나 지금 실시되고 있는 언론사-여론조사 기관의 여론조사들은 항상 설문지에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라고 명기해 한나라당이라는 이름을 빼 버린다”고 지적했다. 그는 “따라서 이번 자체 설문조사의 가장 큰 특징 중의 하나가 바로 후보 이름앞에 정당을 붙여 국민들에게 후보자가 어느 정당 소속인 점을 인식하게 했다”고 말했다.
김 박사는 “이번 여론조사는 1천2백만 전화 데이터베이스에서 무작위로 추출한 2만 5천명중 응답한 2천7백명을 집계에 넣었다”며 “특히 일반적인 여론조사는 저녁시간에 주로 이뤄지거나 오전에 하는 등 일정시간에 설문조사를 집중하기 때문에 특정 시간대에 전화를 받는 특정 계층의 쏠림 현상이 결과에 반영될 수 있는 반면 이번 여론조사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하루종일 실시했기에 특정 시간대와 특정 계층을 피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 박사는 “이번 발표가 캠프 내부의 자체조사라는 것을 들어 일각에서는 ‘여론조사가 뒤지니까 저런다’고 비판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언론에서 발표되고 있는 여론조사가 인기투표식으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이번 조사를 행한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