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수친노파로 분류되는 신기남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15일 자신들을 배제하는 탈당파를 맹비난하며 당대당 통합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탈당하지 않고 열린우리당 독자 대선후보로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대통합 과정에 자신들을 왕따시키려는 움직임에 대한 골수친노파들의 반발이 시작된 것으로 풀이돼 귀추가 주목된다.

신기남 "나를 배제하려는 것 같은데 오지말라면 안가겠다"

신 전 의장은 이날 낮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가진 기자들과의 오찬에서 "지금 범여권에는 참여정부와 열린우리당을 승계하면서 복지문화국가와 같은 진보노선을 표방하는 주자가 없다. 내가 그 역할을 담당하고 싶다"며 "다른 당이 아닌, 열린우리당 대선 후보가 되고 싶다. 6월 중에 열린우리당 또는 열린우리당을 승계하는 대통합신당의 대선 예비 후보 출마 선언을 하겠다"고 사실상의 출사표를 던졌다.

그는 열린당 의원들의 잇따른 탈당에 대해선 "여러 사람들이 대통합을 명분으로 탈당하지만 사실 탈당의 본질은 ‘노무현 버리기’"라며 "노 대통령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면죄부를 받아 살 길을 찾겠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참여정부의 녹을 먹고 노 대통령과 힘을 합쳐 집권당을 이룬 사람들이 노 대통령을 버려야 산다고 아우성치는 것은 볼썽 사나우며 이를 인정할 수 없다"며 "대선 승리를 위한 충정으로 전략적으로 탈당한다는 사람의 생각에도 동의할 수 없다"고 거듭 탈당파를 비난했다.

그는 이어 “탈당파들이 명분이 없는 데다 파괴와 분열에 따른 구심력 상실을 가져올 전략적 실패까지도 하고 있다는 점에서 탈당이 아닌 당대 당 통합만이 유일한 활로"라며 "탈당을 통해 대통합을 추진하려는 분들이 저를 포함해 ‘계승파’를 배제하려는 것 같은데 오지 말라면 가지 않겠다. 열린우리당과의 당대당 통합이 아니면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친노골수를 배제하고 있는 대통합에 강력 반발하기도 했다.

그는 "저는 노 대통령을 계속 지지할 것이며 그것은 열린우리당을 지지하는 것과 똑같은 의미"라고 말하고 "노 대통령은 기본적으로 옳은 방향을 걸어왔고 과거 어느 정부보다 성과를 많이 냈다"고 주장했다. 그는 “물론 노 대통령과 의견을 달리하고 실망하고 불만도 있으나 기본적으로 옳았다는 점에서 계속 지지할 것”이라며 “그동안 해온 가치와 정신을 살리기 위해 민주개혁정부 10년 동안 해온 일에 대한 자존심 회복 운동을 벌이고, 당원배가운동, 당지키기운동 등에 적극 나서는 대장정을 시작할 것”이라고 노대통령과 정치적 운명을 함께 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골수친노파 '왕따' 기류에 강력 반발

신기남 전의장의 이날 대선출마를 겸한 탈당파 비난 기자회견은 그가 기자회견중 분명히 밝혔듯 열린당 사수를 주장하는 '친노골수파'에 대한 대통합의 '왕따' 움직임에 대한 반발로 풀이된다.

실제로 '왕따' 기류는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다.

우선 김근태 전의장이 대선 불출마 및 탈당 선언을 하면서 '범여권후보 7인'을 언급하며 신기남 유시민 김두관 등 대선출마를 꿈꾸고 있는 골수친노 대선후보들을 철저히 배제했다.

이어 장영달 원내대표도 "이해찬 전총리가 출마하면 유시민 의원을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고 쐐기를 박았다.

또한 열린우리당 탈당의원들 및 탈당을 준비중인 탈당파들도 "골수친노는 빼야 대통합이 된다"는 입장을 공공연히 밝히고 있는 상황이다. 대통합을 막후에서 콘트롤하고 있는 DJ를 필두로 한 동교동 분위기도 마찬가지다. DJ와 박지원 비서실장은 최근 공개리에 노무현 대통령을 질타하고 나섰다. 골수친노는 말 그대로 범여권에서 철저히 왕따 당하고 있는 것이다.

정가에서는 노대통령이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범여권 대선주자로 분류되는 손학규 전지사를 비난하고 우회적으로 김근태 전의장을 비난한 것도 이들이 '골수친노 왕따'를 주도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반격으로 풀이하고 있기도 하다.

정가에서는 열린당이 일단 정세균 지도체제를 한달 연장하기로 해 당장 극한적 파국은 없겠으나 '이명박 검증'이 최대 이슈인 6월 임시국회가 끝나면서 이명박 전시장의 사활 여부의 윤곽이 드러날 이달말, 내달초쯤 대통합파와 골수친노파간 한차례 극한전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