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전 한나라당총재가 18일 정부여권이 앞으로 한나라당 대선주자들을 향해 네거티브 공세를 강화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이 전총재는 이날 남대문 사무실에서 일부 기자들과 만나 "지금은 네거티브 초기 단계도 안 됐다. 앞으로 더욱 심한 네거티브가 나올 수 있다"며 "전과(前科)가 있는 사람들이어서 알 수 없다. '제2의 김대업은 없다'는 건 한심스러운 생각"이라며 앞으로 범여권의 총체적 네거티브 공세가 전개될 것임을 경고했다.

그는 "현 단계 검증을 네거티브라고 말하기엔 멀었다. 2002년엔 허위 녹음테이프나 영업장부가 물증으로 제시됐다. 아침저녁으로 홍보되는 상황이면 언제든 국민을 쉽게 속일 수 있다. 한나라당은 이에 준비해야 한다. 과거 범여권에서 일어난 일이 재현될 수 있다는 걸 생각해야 한다. (의혹 관련) 진실이 밝혀졌는데도 (범여권이 의혹 제기를) 다시 하겠느냐는 어수룩한 생각도 하지 말아야 한다" 고 거듭 경고했다.

그는 "2002년 대선 당시 네거티브 캠페인이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 몸소 겪은 사람도 벌써 그때를 잊은 듯하다"며 "이론적으론 알지만 가슴으론 느끼지 못하고 있다"며 우회적으로 상호치열한 검증공방을 벌이고 있는 이명박-박근혜를 싸잡아 비판했다. 그는 "진짜 싸움이 있는데도 (경선에서) 상대방을 죽이기로 작심하고 하는 듯 보이는 건 두 사람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 대장은 피투성이가 되지 않도록 할 사명의식과 양식을 가졌으면 한다"고 거듭 쓴소리를 했다.

그는 노 대통령의 잇딴 선거 개입 발언에 대해 "전.현직 대통령이 특정 후보가 안 된다고 하는데 상식 밖의 말이다. 본분을 망각한 거고, 어떤 의미에선 대통령 자격이 없는 얘기다"라고 질타했다.

그는 "8.15 남북 정상회담을 한다는 소리가 구체적으로 나오고 있다"며 "(범여권의) 평화 무드 깜짝쇼를 경계해야 한다"고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빅2 모두 낙마할 수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뭣 때문에 묻는지 알겠다. 가설과 가정에 대해 얘기하지 않겠다. 그런 일이 안 생기도록 한나라당이 열심히 해야 한다"고 즉답을 피해, 대선 출마 여지를 남겨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