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계 좌장 이재오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28일 "박근혜 전 대표가 국민들을 위해 한 일이 뭐냐"고 힐난하며 '박근혜 태생 한계론'을 주장하고 나서, 공방이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그 분이 특별히 국민들에게 어떤 일을 한 것이 없지 않냐"

이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와 인터뷰에서 박근혜 진영의 계속되는 검증 공세에 대해 "2등하는 사람이 1등하는 사람을 끌어내리는 유일한 방법이 네거티브 밖에 더 있겠냐"고 힐난했다.

그는 또 최근 <일요신문> 등 언론보도에 기초한 박근혜 진영의 검증 공세에 대해 "검증위원회에 자료를 넘기기도 전에 언론부터 먼저 언론플레이 해서 의혹을 확대재생산 해놓고, 그럼 이건 도대체 선거하자는 게 아니다"라고 말해, 최근 잇따른 언론 보도를 박근혜 진영의 '언론 플레이' 산물로 규정하기도 했다.

그는 이어 "선거구도라고 하는 게 이명박 후보가 됐을 경우에 경제를 살리느냐, 아니냐가 되겠지만 또 박 후보가 됐을 경우엔 경제라는 측면보다는 민주라는 측면이 부각되지 않겠냐"며 "그 분(박근혜)이 가지고 있는 태생적 한계가 있지 않냐"고 '박근혜 태생 한계론'을 펴기 시작했다.

그는 '태생적 한계'가 뭘 의미하냐는 질문에 "그 분이 살아온 경로가 있지 않냐? 인생경로가 있는 거니까"라고 답한 뒤, "또 그 분이 특별히 국민들에게 어떤 일을 두고 한 것이 없지 않냐? 뭐 일을 한 게 있어야 비판하든지 할 텐데, 자연적으로 일을 두고 비판하기보다가 그런 걸 갖고 여권 진영들이 비판하려고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그는 '박 후보가 대표시절 한나라당을 살렸다는 평가도 있다'는 질문에 "그건 한나라당 쪽 평가"라고 일축한 뒤, "만약 본선에 경쟁구도가 형성됐을 때 상대방이 물고 늘어질 수도 있는 것이 그런 것들일 수도 있다, 그런 이야기"라고 거듭 '박근혜 태생'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정치적으로 살아오신 과정을 보면 여권 후보들이 민주 대 반민주 구도로 끌고 가지 다른 구도로 끌고 갈 수 있는 사안이 별로 없다, 이런 이야기"라고 덧붙여, '민주 대 반민주' 대결구도로 갈 경우 한나라당이 패배할 것임을 재차 강조했다.

그의 이같은 '태생 한계론'은 박정희 전대통령을 반민주세력으로 규정하는 것이기도 해, 박근혜 진영은 물론 박 전대통령을 추앙하는 극우 등 보수진영의 거센 반발이 예상되는 등 적잖은 파문이 일 전망이다.

"최고위원으로 중립성 훼손한 적 한번도 없다"

한편 그는 박근혜 진영이 강력요구하고 인명진 당윤리위원장도 촉구하고 있는 최고위원직 사퇴와 관련, "캠프를 내가 직접 진두지휘 안 해도 박희태 위원장이 있다"며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내가 당무를 집행함에 있어서 내가 이명박 후보를 지지한다고 해서 중립성을 훼손하거나 이런 일은 단 한 번도 없다"며 사퇴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또 '경우에 따라서는 박근혜 후보 자료, 탈당관련 자료들을 공개할 수 있겠냐'는 질문에 대해 "내가 참을 때까지 참겠다. 현재는 당의 화합을 위해서 참을 때까지 참아야죠"라고 묘한 여운을 남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