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선대위의 박희태 선대위원장이 4일 밤 방송 토론회에서 보수논객으로 집중포화를 맞고 진땀을 흘렸다.
박 위원장은 4일 밤 KBS 열린토론에 출연, 패널로 참석한 보수논객인 전원책 변호사와 진보논객인 장유식 변호사로부터 최근 이명박 검증 논란에 대한 집중 질의를 받았다. 주목되는 것은 과거 토론회 모습과는 달리 이날 토론회에서는 보수논객인 전원책 변호사가 더 혹독하게 이명박 의혹을 추궁했다는 점. 최근 이후보를 바라보는 보수진영내 삼엄한 분위기를 반영하는 것이기도 했다.
"보수의 미덕은 도덕성이다"
전 변호사는 우선 당 검증위를 통해서만 검증을 받겠다는 박 위원장 주장에 대해 "이것이 국민들이 보기에는 신사적으로 보이기보다는 김빼기 작전, 은폐 작전, 이런 것으로 보여질 우려가 있다"며 이명박 후보측의 대응을 문제삼았다.
그는 "지금까지 나온 문제가 어떤 언론에서는 가히 백화점식 의혹이다 할 정도로 많다"며 "쭉 말하면 제일 처음에 병역 문제가 나왔구, BBK 주가조작 문제가 나왔다. 그리고 재산은닉 문제가 나왔다. 또 부동산 의혹들이 계속 나오다가 그 다음에 위장전입 문제가 터졌는데 위장전입 문제만은 이명박 후보가 시인을 했다. 그리고 시각에 따라서는 독직사건으로 의심받을수 있는 서초동 고도제한 문제, 천호동 뉴타운 문제가 터졌다"며 그동안 제기된 의혹들을 열거한 뒤, "이런 문제들이 자꾸 나오는데 보수쪽 입장에서 답답한 것이 이명박 후보부터 캠프 전반에서 뭐라고 얘기하냐면 '온 세상이 미쳐날뛴다', '일을 하니까 그릇도 깨고 손도 벨수가 있는 거 아니냐', '대통령이 될 수 없을 만한 실수나 도덕적 기준을 무시하고 살지 않았다'고 한다. 이런 말 자체가 해명이 될 수 있느냐. 해명 절대 안된다. 대부분이 언론에서 나왔다"고 질타했다.
그는 또 이명박 처남 김재정씨의 부동산투기 의혹에 대해서도 "현대건설 사장, 회장하고 있을 때 현대건설에 과장까지 있었고 나와서 하필이면 땅 산 것이 현대건설하고 연관되는 지역에만 땅을 사서 투기 의혹이 생기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국민들에게 보수의 제일 미덕이 도덕성이다. 진보의 미덕은 자유로움"이라며 "소수자를 보호하고 불쌍한 사람들을 도와주는 게 진보고, 보수는 엄격한 대신에 스스로 도덕성을 갖춰야 한다. 지금 이명박 후보가 도덕성을 의심받고 있는데 계속해서 나는 음해당하고 있다. 이렇게 피해나가려고 하는 인상을 주고 있다는 것"이라고 꾸짖기도 했다.
그는 또 이명박 후보의 대운하 공약에 대해서도 "내가 언론에 쭉 나온걸 스크린해보니까 이후보는 10년 동안 연구를 했다면서 말을 많이 바꾸어 버렸다"며 "예컨대 맑은 물 문제가 나오니까 이중수로, 강변효과수 이렇게 바꾸고 또 목적을 얘기할 때는 물류가 전부라고 얘기를 하다가 관광 등 다목적이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한방편이다, 이렇게 주장을 하니까 국민들이 보기에는 과연 저것이 10년동안 연구한 것이냐, 치밀하지 못하지 않느냐 생각한다. 지금 이후보 지지층에서도 한반도 운하에 있어서 상당히 회의적인 분들이 굉장히 많다"고 꼬집었다.
박희태 선대위원장과 이명박 후보와 환담을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박희태 "나도 보수인데, 좀 봐줄 줄 알았는데..."
박희태 위원장은 전 변호사의 융단폭격이 계속되자 "우리 전원책 변호사님은 보수라고 하는데 나도 보수다. 좀 봐줄 줄 알았는데 나를 혹시 진보쪽으로 분류하신 것 아닙니까"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전 변호사는 그러나 이명박계 공성진의원의 '분당 발언'과 관련, "만약 이런 말을 정말 했다면 캠프에서 내 보내야 하지 않느냐"고 힐난했고, 박 위원장은 이에 "나도 확인을 해봤는데 그런 취지의 말을 안했다고 한다. 어떤 인터넷 기자가 얘기를 들었다고 하는데 그 상황이 평온하고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었다. 그 날 비바람이 많이 쳤다"며 비바람 때문에 잘못 들은 것인양 주장했다.
그는 또 이명박 좌장인 이재오 최고위원을 겨냥, "이재오 최고위원이 차라리 물러나는 것이 캠프에서 일하는 것이 좋지 않나 싶은데, 경선이 지도부의 중립성을 만약에 국민들의 시각으로 볼때 의심을 받기 시작하면 나중에 후유증이 만만치 않다"고 이 최고의 사퇴를 압박하기도 했다.
한마디로 '노(老)정치인' 박 위원장은 이날 토론회에서 보수논객의 쓴소리로 토론회 내내 식은땀을 흘려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