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가 시내버스 파업 대체 차량에 공무원들을 동원했다가 반발이 거세자 하루 만에 취소했다.

19일 광주시에 따르면 시는 전날 오후 늦게 '비상 수송 버스 탑승 지원 업무는 오늘(18일)까지만 실시한다'고 공지했다.

시는 시내버스 노조 파업 열흘째인 전날 출·퇴근 시간 혼잡도가 높은 14개 노선에 비상 수송 버스(전세버스) 42대를 대체 투입했다.

대체 버스마다 1∼2명의 공무원이 탑승해 시민들에게 노선과 정류장을 안내했다.

부서별로 1∼2명씩 총 84명이 동원됐는데, 이들은 하루씩 돌아가며 '안내원'으로 봉사할 계획이었다.

광주시는 파업이 끝나고 버스 운행이 정상화될 때까지 지원 업무를 계속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일방적인 업무 지시에 공무원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

업무 지시가 내려진 17일 오후부터 내부 게시판에는 성토하는 글이 쏟아졌다.

공무원들은 "걸핏하면 공무원 차출한다", "일할 사람 없으면 공무원 넣는다", "노예 같다" 등 격한 반응을 쏟아냈다.

반발이 거세자 강기정 시장은 전날 오전 게시판에 '시민이 믿을 구석은 공직자뿐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힘들고, 때로 억울하더라도 지금은 공직자가 나서야 할 때이다. 우리 공직자는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때도 나섰다. 이번에도 같은 마음으로 나서주길 바란다. 낯선 일이라 어렵고, 새로운 업무라 부담도 될 테지만 조금 넓은 마음, '공직자의 마음'으로 이해해 달라"고 호소했다.

강 시장의 호소에도 공무원들의 비판이 이어졌고, 광주시는 '부당한 지시'였음을 인정하고 지원 업무를 중단하기로 했다.

강 시장의 리더십이 흠집 났다는 지적이 공무원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급하게 일을 하다 보니까 직원들과 소통이 부족했다. 지원 업무는 버스 업체에 일임하기로 했다"며 "충분한 소통과 섬세한 준비로 부담을 주는 일은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