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가 두산베어스를 물리치고 창단 8년만에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며 '가을의 전설'의 주인공이 됐다.
SK는 29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2007 삼성PAVV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3회말에 터진 정근우의 역전 투런홈런과 김재현의 솔로홈런에 힘입어 두산에 5-2로 승리, 시리즈 전적 4승2패로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정지었다.
SK는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먼저 1, 2차전을 두산에 패하고 이후 내리 4연승을 거두며 역전 우승을 일궈냈다. 한국시리즈에서 1, 2차전에 패한팀이 역전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것은 한국시리즈 역사상 SK가 처음이다.
지난 1984년 OB 사령탑으로 한국 프로야구 감독에 데뷔한 이래 태평양(1989~1990년), 삼성(1991~1992년), 쌍방울(1996~1999년), LG(2001~2002년) 등 모두 5팀을 거치는 동안 이들 5팀 모두를 포스트시즌에 진출시킨바 있는 '포스트시즌 청부사' SK 김성근 감독도 이번 우승으로 생애 첫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최후의 목표'를 달성했다.
한편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2차전을 제외한 5경기에 주전으로 나서 타율 3할4푼8리(23타수 8안타) 2홈런 5득점 4타점의 맹활약을 펼친 김재현은 기자단 전체 투표 71표 가운데 65표를 얻어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로 선정됐다.
한국시리즈 6차전 3회말 결승 솔로홈런을 날린 후 두손을 번쩍 들고 있는 한국시리즈 MVP 김재현 ⓒ연합뉴스
SK는 선발 채병룡이 1회 2사 이후 김동주에게 적시 2루타를 맞아 먼저 실점했으나 3회말 공격에서 최정의 중전안타로 만든 1사 1루에서 정근우가 좌측 PAVV존을 향하는 역전 투런홈런을 터뜨려 전세를 뒤집은 뒤 조동화에 이어 타석에 들어선 김재현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인하는 결승솔로포를 작렬시켰다. 그리고 8회말 공격에서 최정과 조동화가 두산 이승학을 상대로 적시타를 터뜨려 2점을 추가,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반면 두산은 김경문 감독이 신인 셋업맨 임태훈을 6차전 선발로 기용하며 배수의 진을 쳤으나 선발 임태훈이 3회말 정근우와 김재현에게 홈런을 맞으며 무너진데다 시리즈 내내 부진하던 중심타선이 1회초 김동주의 적시타로 선제득점한 이후 또 다시 침묵, 승부를 7차전으로 끌고가는데 실패하고 말았다.
특히 9회초 공격에서 한 점을 따라붙어 2-5, 3점차로 따라붙은 상황에서 전상렬의 2루타로 얻은 2사 2, 3루 기회에서 톱타자 이종욱이 SK 마무리 정대현에게 허무한 스탠딩 삼진을 당한 장면은 양 팀의 희비가 엇갈린 결정적 장면이었다.
SK 선발 채병용은 5.2이닝 5안타 2볼넷 1실점 호투로 승리투수가 됐고, 이후 조웅천-가득염-정대현이 차례로 등판한 SK 불펜진은 두산에 단 1점의 추격만을 허용하며 두산의 추격의지에 쐐기를 박았다. SK의 '벌떼불펜'은 한국시리즈 6경기동안 총 14이닝을 1점으로 막아내며 SK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이로써 SK는 김성근 감독-이만수 수석코치 체제 출범 첫 해인 올해 페넌트레이스 1위에 이어 한국시리즈에서까지 극적인 역전승부 끝에 승리, 올시즌 한국 프로야구 최강팀의 면모를 확인했을 뿐 아니라 정규시즌 관중수(65만6426명)에 있어 전년보다 무려 98.2%의 증가세를 나타내 흥행면에서도 성공을 거둬 SK가 시즌전 표방했던 '스포테인먼트(스포츠+엔터테인먼트)'를 완벽하게 구현해내는데 성공했다.
29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2007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6차전 SK와 두산의 경기에서 5대 2로 승리하고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SK선수들이 김성근 감독을 헹가래 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