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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그 "김대중, 북한과 대화할 최적의 인물"

“선제공격설은 나와서는 안될 슬픈 주장. 대화로 풀어야”

지난 89년부터 93년까지 주한 미국대사를 역임한 도날드 그레그(79) 코리아소사이어티 회장은 23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고립을 자초하는 행위로 대화를 통해 풀어나가야 한다”며 “최근 미국에서 나온 북한에 대한 미국의 선제공격설은 있어서는 안되는 불행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방북이 연기된 김대중 전대통령에 대해 "김대중씨는 북한과 대화할 최적의 인물"이라며, DJ 방북을 통해 미사일 위기의 돌파구가 열리기를 기대했다.

“북한 고립 심화시키면 나중에 더 큰 대가 치러야 해”

그레그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AMCHAM) 초청 조찬 강연회에서 “미국인의 입장에서 볼 때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북한 이미지에 큰 타격을 주고 고립을 심화시키며 북한 체제 교체를 요구하는 미국 정부내 강경파들이 김정일을 더욱 압박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북한과 미국이 서로 대화의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레그 회장은 "결국 미사일 발사는 6자회담에 치명타를 안겨주게 된다"면서 "우리는 이 문제를 대화로 풀어야하며 그동안 더 많은 대화를 하지 못해 이같은 문제들이 발생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미국은 딕 체니 부통령을 비롯해 북한을 '악의 국가'로 보는 이들이 북한과 대화에 나설 경우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북한에 대해 정당성을 부여할 것을 우려해 직접대화를 꺼리고 있지만 그래도 북한을 대화로 이끌어내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북한 역시 작년 9.19 공동성명이 북한에게 유리한 지점이 많다는 점을 고려해 대화의 접점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23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AMCHAM) 초청 조찬 강연회에서 그레그 회장이 북미 간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 김홍국 기자


그레그 회장은 “윌리엄 페리 전 국방장관과 애쉬턴 카터 전 국방차관보가 <워싱턴포스트>에 쓴 기고문에서 선제공격설을 주장한 것은 굉장히 위험한 생각으로 과거 페리 보고서 등을 통해 한반도 안정에 기여한 이들이 이런 글을 쓴 상황이 너무 가슴 아프다”며 “북한의 위협수준이 과장돼 있고 이같은 상황이 결국은 북한과 미국 모두를 ‘패자-패자(lose-lose) 상황’으로 이끌 것이기 때문에 절대 그런 일이 발생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전날 밤 출연한 미국의 공영라디오인 NPR의 대담 프로에서도 선제공격설의 위험에 대한 토론이 있었는데 나는 '페리와 카터 두 사람이 쓴 글이 부시 행정부의 잘못된 외교정책의 부산물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며 “한반도와 동북아의 안정 및 한미간, 북미간 다양한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지 않으면 나중에 훨씬 큰 대가를 치러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대중, 북한과 대화할 최적의 인물"

그레그 회장은 또 “김계관 북한외상과 대화를 한 결과 북한은 리비아 모델을 따른 개방에 거부감을 갖고 있었지만 다양한 차원의 대화 의지를 갖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북한을 고립시키기 보다는 대화를 통해 미국의 이익을 실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북한의 주요 관심사는 체제 안전보장"이라면서 "하지만 한반도 비핵화와 북한의 안전보장 및 경제지원 가운데 누가 먼저 이행할지를 놓고 불신 속에 대립을 지속해왔다는 점에서 이제는 더 많은 대화의 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레그 회장은 특히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방북과 관련해 "김대중 전 대통령은 2000년 평양 방문을 통해 패러다임을 바꿔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고 생각한다"면서 "우리는 북한과 대화할 적합한 사람이 필요하며 김대중씨가 바로 최적의 인물이라는 점에서 그의 북한방문은 큰 성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김대중 전대통령 방북이 미사일 위기 해소의 돌파구가 될 것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는 “아시아 내에서 한국의 위상이 급격하게 높아지고 있으며 이제 한국은 미국의 7대 교역국에 올라서는 등 강국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을 통해 한미 양국이 파트너로서 협력해나가야할 것”이라며 “특히 최근 한국기업들이 미국에서 크게 활약하고 미국기업들도 한국과의 유대관계를 높이고 있다는 점에서 양국간 경제 및 기업교류를 늘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레그 회장은 “한국은 일본과 같은 제국주의를 표방하지 않고 과거 피해국가이면서도 과거에 연연하지 않고 꾸준한 성장을 하고 있으며, 특히 아시아 뿐 아니라 세계 각국에 한국인의 창의력에 바탕한 한류 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데 감명을 받았다면서 "비와 같은 가수와 다양한 문화가 파생됨에 따라 한국은 아시아에서 독특한 방식으로 더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김홍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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