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이 촛불집회 과정에 이른바 '명박산성'에 맞서 '국민토성'을 쌓기 위해 모래주머니를 옮긴 한 시민을 찾아내 사법처리키로 하고, 이 시민을 찾아낸 경찰관에 유공 표창을 건의해 논란이 일고 있다.

경찰청 보안과는 25일 촛불집회 거리시위에서 모래주머니로 `토성'을 쌓아 시위대가 전경버스 위에 오를 수 있도록 도운 시위 참가자 1명의 신원을 확인해 인적사항을 종로경찰서로 넘겼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달 21일 오후 11시께 세종로 거리시위에서 채증한 사진을 판독해 모래주머니 운반자들 가운데 1명이 한 농민단체의 경북 지역 국장으로 활동하는 최모(45)씨인 것으로 확인했다. 경찰은 집시법 위반과 일반교통방해 등 혐의사실을 보강수사한 뒤 최씨를 사법처리한다는 방침이다.

경찰청은 모래주머니를 나른 시위 참가자들의 신원도 확인되면 모두 사법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어청수 경찰청장이 불법시위자는 반드시 찾아내 사법처리하겠다는 자신의 약속을 이행(?)한 '1호'인 셈. 그러나 경찰이 당시 현장에서 모래를 옮긴 수천명의 시민들을 찾아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어서 형평성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편 경찰청은 최씨가 입은 조끼 뒷면에 표기된 `○○○'이라는 단어를 단서로 최씨의 소속단체와 직위 등 인적사항 전반을 확인한 경찰관에 대해 경찰청장 유공 표창을 건의했다. 다른 시민들도 모두 적발하라는 격려성 포상인 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