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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자택, 아파트 계단까지 늘어선 신발 행렬

<현장> '이회창 불사론' 실감케 해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1일 새해 새배객들을 맞이하기 위해 자신의 서빙고동 자택을 개방했다. 이 전 총재의 집은 아침부터 정치인들과 지지자들, 그리고 취재진들로 한바탕 북새통을 이뤘다. 2005년 4월 서울 종로구 옥인동 자택에서 용산구 서빙고동 신동아 아파트로 이사한 이 전 총재는 이사 이후 두 번째로 새해 첫 날 자택을 개방했다.

자신의 정계 복귀 소문에 쐐기를 박기위해 이 날 11시 기자간담회를 자청한 이 전 총재는, 기자간담회에 앞선 1~2시간 전부터 정치 인사들이 속속 들리는 등 그야말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기자간담회 직전 한나라당 이재오 최고위원은 아파트 입구 승강기에서 내려 기자들과 마주치자 “새해 복 많이 받으라”며 서둘러 자리를 떴다.

이어 오전 11시, 거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연 이 전 총재는 30여명의 취재진이 거실을 가득메운 것을 보고서는 “이거 판을 크게 벌인 것 같다”며 일일이 기자들과 악수를 나누기도 했다. 밀려드는 취재진으로 인해 이 전 총재의 자택 현관 왼쪽 방은 아예 임시 기자실로 사용될 정도였다.

이후 20여분 남짓의 짤막한 기자간담회가 끝나자 이번에는 김영선 전 대표, 정형근, 전여옥 최고위원, 전재희 정책위의장, 유기준 대변인 등 한나라당 지도부가 대거 이 전 총재에 새해 인사를 하기 위해 줄지어 들어왔다.

이들 지도부와 함께 전.현직 한나라당 당직자 수십여명이 그야말로 발 딛을 틈 없이 현관문에 줄지어 서 있었다. 기자간담회를 끝내고 돌아가는 기자들을 비롯해 이미 새해 인사를 마치고 돌아가는 인파들과 아직 집 안을 들어오지 못해 현관 문 밖에서 대기하는 사람들이 뒤엉켜 그야말로 오도 가지도 못하는 상황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이 전 총재의 69평형 아파트가 좁아 보일 지경이었다.

이 날 이 전 총재를 방문한 한 방문자가 맨발로 아파트 계단까지 걸어나와 자신의 신발을 찾고있다. ⓒ김동현 기자


한편 이 전 총재의 집 바깥에서도 밀려드는 인파로 북새통을 이루기는 마찬가지였다.

이 전 총재가 살고있는 서빙고동 아파트는 승강기 양 편으로 1가구 씩 한 층마다 모두 2가구가 있는데, 좁은 현관문 때문에 미처 집안으로 들어오지 못한 사람들이 아파트 계단 아래 층과 위 층 두 갈래로 나뉘어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파트 계단에 줄지어 서 있던 이 전 총재의 지지자들은 돼지 해를 맞아 ‘황금돼지’를 손에 들고 자신의 순번을 기다리고 있었고, 또 다른 지지자들 역시 꽃다발을 품에 안고 집안으로 들어가기만을 고대하고 있었다.

특히 같은 시간대에 인사들이 몰려 방문객들이 신고 온 신발들이 현관 밖 아파트 계단까지 줄지어 놓여져 있는 진풍경까지 연출되기도 했다. 때문에 새해 인사를 마치고 돌아가는 인사들은 신발을 찾느라 한바탕 소동을 벌였고 맨발로 아파트 계단까지 걸어나오며 자신의 신발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 하는 사람들도 눈에 띠었다.

아파트 입구로 통하는 1층 현관에서도 수십 여명의 사람들이 아직 이 전 총재의 자택이 있는 9층으로 올라가지 못하고 줄을 서 있기도 했다. 이 날 이 전 총재가 살고 있는 아파트 입구에는 하루종일 에쿠스, 체어맨 등 국회의원들이 즐겨타는 차량이 좁은 아파트 진입로를 오고가는 탓에 수 명의 이 아파트 경비원들이 차량 정리를 위해 진땀을 흘리기도 했다.

익명의 한 정가 인사는 “작년 새해에도 대략 천 여명 가까운 새배 인사가 이 전 총재의 자택을 방문했었다”고 귀뜸했다. 이에 기자가 ‘그건 왜냐’고 묻자 “작년에 선거(5ㆍ31지방선거)가 있었잖냐”고 답하기도 했다.

이 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대선 불출마’와 ‘정치 참여 의사 없음’을 재차 강조한 이 전 총재의 단언과는 달리, 여의도 인사들이 이 날 보여준 문전성시는 그의 변함없는 정치적 영향력을 입증하기에 충분했다.

이 전 총재는 1996년 정계에 입문한 뒤 이제까지 모두 6차례 이사했다. 2002년 봄 대선을 앞두고 자신이 살던 종로구 가회동 빌라가 ‘호화 빌라’라는 여론의 비난이 일면서 그 해 4월 옥인동으로 거처를 옮긴 뒤 2005년 4월 다시 이 곳 서빙고동 아파트로 거처를 옮겼다.

용산구 서빙고동 이 전 총재의 아파트 입구에는 아침부터 에쿠스, 체어맨 등 고급 차량이 진을 치며 정치인들을 실어나르고 있었다. 이 전 총재의 집을 미처 방문하지 못한 지지자들 및 관련 인사들은 이 날 아파트 입구서부터 줄을 서며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기도 했다. ⓒ김동현 기자
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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