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입가경, 김관진-장경욱 '언론' 통해 으르렁
민주당 "軍, 안에서 무너지고 있다. 朴대통령 책임"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장경욱 기무사령관을 전격 경질했다. 장 사령관은 박 대통령이 집권후인 지난 4월20일 임명했던 인사다. 그러던 그를 임명 6개월만에 경질했고, 장 사령관은 이임식도 하지 못하고 37년만에 군복을 벗어야 했다.
당연히 뒷말이 따랐다.
기무사령관 출신인 송영근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1일 국정감사에 출석한 김관진 장관에게 "지난 4월 임명돼 6개월간 직무대리를 하던 장 전 사령관이 전격 교체됐는데 국방부는 기무사령관 교체 배경에 대한 설명도 없다"면서 "특히 국방부 인사기획관, 육군본부 인사참모부장, 기무사 참모장 등이 K고 동기 내지 1년 선후배 사이인 것이 주목된다"며 편파인사 의혹을 제기했다.
김 장관은 그러자 "우선 장 전 사령관은 대리근무를 했었고 그 기간 동안 관찰을 했다"면서 "장 전 사령관은 기무사를 개혁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자질이 아직은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와 진급심사에서 누락됐다"고 '자질 부족'을 교체 원인으로 꼽았다.
보도를 접한 장 전 사령관은 격분했다. 그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반격에 나섰다.
2일 <동아일보>에 따르면, 장 전 사령관은 1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지난 4월 인사 당시 김 장관의 인사 절차와 방식에 대해 군 내 불만과 비판 여론이 많다는 보고를 받는다"며 "이에 여러 경로로 확인해보니 상당 부분 맞는 얘기였고, 청와대에 그런 여론과 분위기를 전달하면서 다음엔 이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보고했다"고 밝혔다.
장 전 사령관은 "장관의 독단 등을 견제하는 것은 기무사의 고유 임무이며 이번에도 관련 규정과 절차를 지켜 그 직무를 수행한 것"이라면서 "과거 사령관들도 그렇게 청와대에 보고를 해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의 경질 과정에 대해서도 "인사 발표 당일 오후에 국방부 관계자가 '내일 새 사람이 오니 이임식을 하려면 오후에 하라'고 했다"며 "소대나 분대도 아니고 기무사 규모의 부대장을 이런 식으로 교체한 전례가 없었는데 이는 다분히 감정적이고 계획적인 처사이자 인격 모독"이라고 반발했다. 그는 기무사 후속인사에 대해서도 "아무 죄 없이 평생을 조직에 헌신한 참모와 부하들까지 원대 복귀와 야전 방출 조치를 당한 것은 잘못된 것이고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고 울분을 토했다.
장 전 사령관의 반격에 김 장관은 3일 측근을 통해 <연합뉴스>를 통해 재반격에 나섰다.
군의 한 소식통은 3일 <연합뉴스>에 "김관진 국방장관이 지난 4월 임명된 장경욱 당시 기무사령관에게 기무사가 그동안 음성적으로 해왔던 군내 동향보고를 철폐할 것을 지시했다"면서 "당시 김 장관은 이런 관행이 사라지지 않고서는 기무사의 개혁이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특히 김 장관은 "기무사령관의 역할은 국방장관의 지휘권을 보장하는 데 충실해야 한다"면서 "기무사도 장관의 지휘권 보장을 위해 활동하는 조직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김 장관은 장 전 사령관이 자신의 주문 사항을 제대로 실천하지 않았다고 평가하고 이를 탐탁지 않게 여겨왔으며 특히 정상적인 지휘계통으로 보고해도 될 일을 청와대에 직보한 것에 실망감을 표시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군 최고수뇌부가 언론을 통해 상호비방하는 초유의 사태가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기무사령관이 군 동향을 대통령에게 직보하는 관행은 노무현 대통령때 폐지됐다. 그러나 MB정권은 이를 부활시켰고 직보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그러다가 이번에 장 전 사령관이 김 장관의 편파인사를 직보하고 김 장관이 이에 반발하자 박 대통령이 김 장관 손을 들어주면서 이번 사태가 발발하게 된 것이다.
감사원장, 검찰총장, 보건복지부장관 교체때마다 잡음을 빚더니 이번에는 군에서도 충돌음이 터져나왔다.
배재정 민주당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늘 ‘정예강군’을 외쳐온 우리 군이었다. 하지만 실상은 안에서 무너지고 있었다. ‘정치군인’이 다시 득세를 하는 시대가 됐기 때문"이라며 "대통령이 군 출신을 국정원장, 청와대 안보실장, 경호실장 등 요직에 임명하면서 상처를 더욱 악화시켰다. 결국 이번 사태의 가장 큰 원인 제공자는 박근혜 대통령"이라고 박 대통령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저작권자ⓒ뷰스앤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