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전 시장은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지관 총무원장을 만나 새해인사를 나눴다. 이 전 시장이 지관 스님과 30여분간 대화를 나눈 뒤 총무원을 나와 승용차가 있는 조계사 앞마당까지 걸어나오던 순간 갑자기 <오마이뉴스> 기자가 "출생지를 확인해 달라"고 질문을 던졌다.
이 전시장은 이에 “내 이름이 이등박문의 '박'자와 명치유신의 '명'자를 따왔다고도 하고...”라며 근자에 인터넷에 떠돌고 있는 유언비어를 거론한 뒤,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 내용에서 부인했듯 사실무근이라며 어이없다는듯 웃어넘겼다.
그러나 다시 <오마이뉴스> 기자가 ‘이상득 의원(친형)에게도 확인해봤다’며 ‘오사카 출생’ 여부를 본인이 직접 해명해 달라고 재차 물었다. 이에 차에 오르려던 이 전 시장은 걸음을 멈춘 뒤 “말 상대가 안돼서 이야기할 수 없다”며 “어머니를 모독하는 발언”이라고 <오마이뉴스> 기자에게 강한 불쾌감을 나타냈다. 차에 오른 이 전 시장은 창문을 통해 재차 “세상 아무리 정치라도 우리 어머니가 일본 사람이라고...?”라며 격분을 참지 못했다.
이 전 시장이 조계사를 떠난 뒤 현장에 남아있던 이명박계 ‘안국포럼’의 송태영 특보는 “갑자기 그런 질문을 어떡하냐”며 <오마이뉴스> 기자에게 불쾌감을 나타냈다.
송 특보는 이어 본지 등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그런 질문은 ‘당신 남자야 여자야?’하는 질문과 뭐가 다르냐”며 “한건주의식 취재”라고 재차 불쾌감을 표시했다.
<오마이뉴스>는 그러나 이날 "<오마이뉴스>가 네티즌들이 제기한 의혹을 취재한 결과, 이 전 시장의 일본 오사카 출생설은 사실임이 드러났다"며 "(그러나) 이명박 전 시장은 '출생지를 확인해 달라'는 기자의 질문에 엉뚱하게도 자신을 둘러싼 마타도어를 거론하며 답을 피했다"고 보도했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8일 조계사를 방문, 지관 총무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이후 출생지를 묻는 <오마이뉴스>와 이 전시장이 격돌했다. ⓒ연합뉴스
이 전시장, 십수년전부터 일본 출생 여러 차례 밝혀
'안국포럼'의 조해진 공보특보는 이 날 소동후 견지동 ‘안국포럼’ 사무실에서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그같은 터무니 없는 의혹을 제기한 사람은 이 전 시장이 직접 쓴 <신화는 없다> 책도 안읽어 보고 의혹을 제기하는 것”이라고 재차 <오마이뉴스>측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실제로 이 전 시장의 자서전 <신화는 없다>(1995년 1월 초판 인쇄)의 37쪽에서 이 전시장은 “일본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자 아버지는 잠시 고향에 돌아와 결혼을 했다. 지금은 대구시로 편입된 반야월 채씨 집안의 딸을 신부로 맞았다. 신혼부부(이 전 시장의 부모)는 결혼식을 올린 지 얼마 되지 않아 일본으로 건너갔고, 타향살이 속에서도 여섯 남매를 낳아 키웠다. 막내동생 상필은 고향에 돌아와 태어났다”며 자신의 출생지가 ‘일본’임을 밝히고 있다.
조해진 공보특보는 “이미 이 전 시장의 출생지가 ‘오사카’임을 인쇄면을 통해 밝힌 바 있는데 네거티브를 위한 의도적인 접근 아니냐”고 <오마이뉴스>의 의혹 제기 자체에 강한 의혹을 제기했다.
이 전시장은 자서전외에 지난 2005년 10월 13일 관훈토론회에서도 자신이 일본출신임을 밝힌 바 있다. 당시 관훈토론회 패널로 나온 황정미 <세계일보> 정치부장은 “이 시장 프로필에 보면 출생지가 경북 영일군으로 나와 있는데 거기서 태어난 거냐”고 질문했고, 이에 이 전 시장은 “아니다. 저희 아버님이 돈을 벌려고 일본에 가셨다가 일본에서 애를 낳아가지고 데리고 들어왔다. 그래서 저는 아주 어려서 철없을 때 들어왔다. (일본에 대한) 기억이 없다고 봐야 된다. 너무 어려서. 해방되면서 철없이 난파선을 타고 들어왔다는 이야기만 들었다”고 답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