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대우조선에 4조2천억 투입...'대마불사' 부활
올해에만 6조 적자, 밑빠진 독에 국민혈세 붓기
대우조선의 대주주이자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은 29일 이사회에서 최대 채권은행인 수출입은행과 함께 총 4조2천억원을 지원하기로 의결했다.
산은이 2조6천억원, 수은이 1조6천억원을 지원할 예정으로 산은은 유상증자 1조원과 함께 신규대출 1조6천억원을 지원하고 수은은 1조6천억원을 신규대출해 줄 예정이다. 또한 신규대출로 지원한 3조6천억원 가운데 1조원은 향후 출자전환할 방침이다.
산은은 "내년 상반기 중 최대 부족자금 예상치(4조2천억)를 고려해 유동성 지원 규모를 충분히 상정했다"고 밝혔다. 산은은 대우조선의 부족자금이 올해 1조8천억원, 내년 상반기에 최대 4조2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이렇게 4조2천억원을 투입하면 올해 4,000%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돼던 부채비율이 내년 말 500%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고 산은은 전망했다. 하지만 부채비율 500% 역시 부실기업에 속한다.
정부가 국책은행들을 통해 국민돈 4조2천억원을 신규 투입하나, 대우조선이 과연 회생가능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의미다.
산은은 "부산·울산·경남의 지역내총생산 중 10%를 차지하는 대우조선의 위상을 고려해 국민경제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으려면 국책은행의 지원이 불가피하다"고 해명했다. 과거 IMF사태때 들었던 '대마불사론(大馬不死論)'의 부활인 셈이다.
산은은 그러면서 "근본적인 경영정상화는 조기 민영화"라며 "수익·인력 구조를 재편하고 유동성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잠재적 투자자를 물색해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민영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며 산은에게 새 주인을 찾아주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러나 정부는 박근혜 정권 출범직후인 2013년에도 복지재원 조달 등을 위해 대우조선 매각에 나섰으나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아 실패했다. 시장에서는 세계불황 장기화와 중국조선산업 등의 맹추격 등을 감안할 때 과연 대우조선 인수희망자가 나타날지에 대해 회의적이다.
한편 산은 실사 결과 대우조선은 해양플랜트 공정의 추가 지연과 원가 증가, 드릴쉽 건조계약 취소 등으로 올 하반기 이후 영업외손실을 포함해 최대 3조원의 추가 손실 가능성을 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분기에 1조2천17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으나 4분기에 또다시 1조8천억 가까운 손실이 예상된다는 의미다.
산은 실사결과대로라면 대우조선은 올 한해에만 6조원대의 천문학적 적자를 기록하게 되는 셈이다. 밑빠진 독에 물붓기, 아니 국민혈세 붓기가 아니냐는 우려를 낳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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