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25일 이틀 연속으로 정운찬 전 서울대총장을 비판했다. 25일 비판은 전난의 인신공격성 비난보다는 톤이 다운된 것이기는 하나, 한 사안에 대해 이틀 연속으로 비판 논평을 낸 것은 한나라당이 정 전총장에 대해 얼마나 신경쓰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증거로 해석되고 있다.

서창민 한나라당 부대변인은 25일 "불쏘시개가 될 수는 없다던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의 생각이 차차 바뀌는 모습"이라며, 그같은 판단의 근거로 정 전총장의 23일 기자간담회 발언을 들었다.

서 부대변인은 "범여권의 정운찬 영입 모임이 생길 것이라는 전망 속에 정 전 총장 스스로 기자들에게 '차기 대통령 후보는 기초가 튼튼하고, 겸손하며 남을 배려할 줄 알고 탐욕스럽지 않고, 이해집단과 밀착돼 있지 않은 인물이어야 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고 한다"며 "범여권 내부에 위의 조건을 충족시킬만한 인물이 없고, 오히려 이에 반하는 인물만 수두룩하다는 점에서 일종의 정 전 총장 자기 PR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고 꼬집었다.

그는 "그러나 정 전 총장이 간과하는 것은 스스로 제아무리 훌륭한 덕목을 갖추었다 하더라도 범여권에 발을 담그는 순간 도매금으로 같은 부류로 평가된다는 점"이라며 "기회주의적 분열상의 극치를 보여주는 집단이 필요에 의해 정 전 총장에게 잇단 러브콜을 보내지만, 순애보로 끝날 리 없는 닳고 닳은 제비족의 러브스토리 서막에 가까운 것"이라고 범여권을 싸잡아 비난했다.

그는 "근묵자흑(近墨者黑)이라고 했다"며 "정 전 총장이 사탕발림과 꼬드김에 넘어가지 않기를 바란다" 정 전총장에 대해 거듭 대선 불출마를 압박했다.

한나라당은 앞서 24일에는 박영규 수석부대변인 논평을 통해 정 전총장을 "지역주의에 기대어 여론의 눈치나 살피는 소심한 기회주의자"라고 비난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