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부진에 중국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보복' 등까지 겹쳐 국내 5개 완성차 업체가 극심한 실적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 완성차 5개사 판매 8%↓…현대·기아차 6월 중국 판매 60%이상 급락

3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차, 한국지엠, 쌍용차, 르노삼성 등 국내 완성차 5개사의 올해 상반기 국내외 판매량은 총 400만3천804대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435만7천883대)보다 8.1% 감소한 것이다. 내수는 77만9천685대, 수출은 322만4천119대로 각각 4%, 9.1% 줄었다.

회사별로 보면 국내 1위 완성차 업체 현대차와 기아차의 상반기 판매량(219만8천342대, 132만224대)부터 각각 8.2%, 9.4% 떨어졌다.

현대차의 내수와 수출(해외생산 포함)은 각각 34만4천783대, 185만3천559대로 1년 전보다 각각 1.8%, 9.3% 뒷걸음질했고, 기아차의 내수(25만5천843대)와 수출(106만4천381대) 감소율도 각각 7.6%와 9.9%에 이르렀다.

현대차 관계자는 "상반기 내수 감소에는 지난해 상반기 개별소비세 인하에 따른 '기저효과' 영향이 있고, 해외 실적 부진에는 사드 사태에 따른 중국 판매 감소 등이 영향을 미쳤다"며 "앞으로도 선진시장과 신흥시장 모두 섣불리 판매 호조를 확신할 수 없는 위기 상황이 지속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로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지난 6월 현대차와 기아차는 중국에서 불과 3만5천여 대, 1만7천여 대를 팔았다. 이는 작년 6월과 비교해 64%, 62% 정도 급감한 것이다.

이 추세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현대·기아차는 올해 중국시장에서 판매 목표 195만대의 60% 이상을 잃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럴 경우, 중국 시장 차질분만 포함해도 올해 약 120만대에 이르고, 국내외 올해 판매량도 목표(825만대)보다 120만대가 적은 700만대 안팎에 그칠 가능성이 벌써 거론되고 있다.

한국GM의 상반기 총 판매량(27만8천998대) 역시 9.3% 줄었다.

한국GM의 경우 수출보다 오히려 내수 부진이 더 두드러졌다. 내수 판매(7만2천708대) 감소율이 16.2%로, 수출(20만6천290대) 감소율(6.5%)의 두 배를 훌쩍 넘었다. 야심작 '올 뉴 크루즈' 등이 예상 밖으로 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6월 판매 실적(4만3천692대)만 따져도, 작년 6월보다 20.7%나 적었고 특히 내수(1만1천455대) 감소율은 36.6%까지 치솟았다.

쌍용자동차의 올해 상반기 판매 실적(7만345대)도 5.7% 축소됐다.

다만 쌍용차의 경우 수출은 29.3%나 감소했지만, 내수가 'G4 렉스턴' 신차 효과 등에 힘입어 5.5% 늘었다는 사실을 위안으로 삼고 있다.

지난 상반기 유일하게 '성장'한 것은 르노삼성이다.

르노삼성의 상반기 누적 판매 대수(13만5천895대)는 작년 동기대비 9.7% 늘었다. 시장별로는 내수 판매(5만2천882대)가 12.7%, 수출(8만3천13대)이 7.8% 증가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SM6, QM6, QM3의 인기가 이어진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 상반기 가장 많이 팔린 차는 '그랜저'

올해 들어 6월까지 국내 5개 완성차업체 모델 가운데 가장 많이 팔린 차는 그랜저(7만2천666대)였다.

지난해 상반기(1만2천665대)에 이어 해를 넘겨 '베스트셀링카' 1위 자리를 지켰다.

이어 현대 포터(5만4천226대)와 쏘나타(4만2천37대), 아반떼(4만2천4대)까지 현대차가 1~4위를 휩쓸었고, 기아 모닝(3만6천638대)도 5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기아 카니발(3만5천952대)은 작년 상반기 5위에서 올해 6위로 한 계단 내려왔고, 7~10위는 ▲ 기아 쏘렌토(3만3천600대) ▲ 기아 봉고(3만2천334대) ▲ 쌍용 티볼리(2만8천624대) ▲ 현대 싼타페(2만7천403대)가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