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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시간 단축없는 '타고투저' 의미없다

지난 시즌보다 15분 증가한 평균 3시간 29분

2007 시즌 프로야구가 지난 시즌까지 문제점으로 지적되던 '투고타저'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마운드의 높이를 낮추고, 기존 스트라이크존의 좌우 폭을 줄이는 등의 변화를 시도한 결과 34경기를 치른 현재까지의 상황으로만 놓고 보면 나름대로 기대했던 효과를 보고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팀별로 타격이 살아나면서 상대팀의 잦은 투수교체와 투수들의 경기지연 동작으로 인해 평균 경기시간은 더 늘어나고 있어 팬들로 하여금 지루함을 느끼게 한다는 지적이 있어 '타고투저'의 딜레마가 되고 있다.

올시즌 초반 '타고투저'현상 뚜렷

시즌 개막이후 현재까지 34경기를 치른 현재 프로야구 8개구단의 평균 타율은 2할5푼4리로서 지난 시즌 2할4푼2리보다 한결 향상된 기록을 보이고 있다. 또한 득점(286점)과 안타(587개), 볼넷(255개)도 지난 시즌에 비해 10-15%의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반면 삼진은 지난 시즌 466개에서 올시즌 407개로 59개 감소했다.

따라서 올시즌 초반 프로야구는 빈도면에서 팽팽한 투수전 보다는 화끈한 타격전이 펼쳐지고 있는 양상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각 구단들은 매 경기 4명 이상의 투수들을 마운드에 올리는 '벌떼마운드'운용을 펼치게 되고 이는 곧 경기시간을 늘이는 주범이 되고 있다. 여기에 투수들이 위기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르다 보니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기 위해 투구하기 전에 다양한 경기지연 동작을 해 경기시간은 시간대로 늘어지고 관중은 관중대로 지루함을 느낀다.

투수가 마운드 위에서 타자와의 수싸움을 위해 투수판에서 발을 풀거나, 주자를 견제 하거나 벤치의 사인을 보거나 하는 사이 공 하나를 던지는데 3-4분이 훌쩍 지나가는 것은 다반사다. 여기에 올시즌 들어 스트라이크존이 좁아지다 보니 과거의 코너워크에 익숙한 투수들이 스트라이크 잡아내기가 좀처럼 어려워져 풀카운트까지 몰리는 경우가 많아 타자 1명을 상대하는데 10분을 넘기는 경우도 비일비재 하다.

그 결과 올 시즌 현재까지 평균 경기시간은 3시간 29분으로 지난 시즌의 3시간 14분보다도 15분이 늘어났다. 참고로 미국 메이저리그의 경기시간은 평균 2시간 50분 가량으로 채 3시간이 되지 않는다.

봉중근, "공수교대 시간만 줄여도..."

물론 길어진 경기시간에 대해 8개구단의 전력평균화를 원인으로 들어 매 경기 치열한 접전을 펼쳤기 때문이라는 논리를 내세울 수도 있겠지만 선수나 각 팀의 코칭스텝, 그리고 심판진들이 운영의 묘를 발휘한다면 줄일 수 있는 시간은 얼마든지 있다는 지적이다.

메이저리거 출신 투수인 LG트윈스의 봉중근도 TV 인터뷰에서 이닝과 이닝 사이에 선수들의 빠른 공수교대 동작이 아쉽다고 지적한 바 있다. 사소한 부분 하나까지도 팬들을 생각하는 메이저리그를 체험한 봉중근의 입장에서 당연히 눈에 보일 수 밖에 없는 부분이며 지적할 수 있는 부분이다.

축구의 꽃은 골이고 야구의 꽃은 홈런이라고 이야기들 한다. 팬들의 입장에서 볼때 팽팽한 투수전도 나름대로는 매력있지만 화끈한 타격전은 분명 투수전보다는 팬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화끈한 타격전에도 불구하고 번번이 팬들의 집중력을 흐트리고 경기의 흐름을 끊는 여러가지 경기지연 요소들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올시즌 프로야구가 꿈꾸는 400만 관중시대의 실현은 위기에 봉착할 수 밖에 없다.
임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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