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5 재보선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한나라당 지도부 내에 선거패배 위기감이 팽배하고 있다.

전여옥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에서 “제가 보궐선거 현장을 뛰어보니까 어렵고 힘든 선거라는 것을 매일 절감하게 된다”며 4.25재보선 고전을 시인했다.

전 최고위원은 “가장 큰 이유는 열린우리당과 한통속인 통합신당인 속임수 정치, 야바위 정치를 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한나라당이 전국에 낸 후보들이 무소속이나 국민중심당 후보에 고전하고 있다. 그 뒤에는 바로 열린당, 통합신당이 이들의 선거운동을 도와주는 등 더티플레이 정치를 하고 있다”고 한나라당 고전 이유를 범여권 탓으로 돌렸다.

그는 “한나라당은 탄핵 역풍 속에서도 전국 곳곳에 후보를 냈다”며 “그러나 대전의 경우 박범계 변호사가 출마를 포기했을 때 열린당에서는 살신성인이라고까지 했다. 이는 심대평이 됐을때 열린당의 당선, 승리와 무엇이 다른가? 열린당은 차라리 빨리 문을 닫고 이런식의 야바위 정치를 해서는 안된다”고 대전 서구을에서 고전을 열린당 탓으로 돌렸다.

그는 그러나 “아울러 한나라당의 각성을 촉구한다. 유권자는 화가 났고 한나라당에 실망했다”고 당내 책임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는 “한나라당을 향해 국민들은 ‘이것은 초식공룡당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며 “싸워야 될 의지도 없고 스피드, 순발력도 없다. 공천과정에서의 문제가 있어서 유권자들이 화났다”고 공천의 문제점을 지적했. 그는 “이래가지고 대선까지 가겠나”며 “(재보선에)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분석해야하고 대책을 마련하고, 책임질 사람은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말해, 선거패배시 지도부 책임론이 거세게 일 것임을 예고했다.

황우여 사무총장 역시 “이번 재보선은 역사상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이상한 선거”라며 “한나라당은 모든 지역에 후보를 냈다. 당선 가능성을 떠나 후보를 냈으나 한달 전까지만해도 집권여당이었던 열린우리당은 국회의원 1백8명을 가지고있으면서도 화성에만 후보를 냈다”며 “민주주의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고 정당정치를 부정하는 국민 우롱 처사”라고 고전의 원인을 범여권에서 찾았다.

그는 “열린우리당은 어디서는 국중당, 민주당 후보를 밀고 있고, 아니면 무소속 후보조차도 뒤에서 숨어서 지원하고 있다”며 “한나라당만 이기면 열린우리이 이기는 것이라는 얄팍한 술수”라고 거듭 열린우리당을 맹비난했다.

강재섭 대표도 “선거 마지막까지 최선 다해야할 것”이라면서도 “우리가 무소속 후보와 대부분 상대해야 하기에 상당히 어렵다. 환경이 많이 바뀌었다고 절감한다”고 위기감을 우회적으로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