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초호황 곧 정점", 모건스탠리 쇼크에 한국 휘청
"2019년 반도체 공급과잉 될 것", 한국경제에 심각한 경고음
대다수 주력산업이 경쟁력을 잃고 있는 가운데 마지막 버팀목이었던 '반도체 초호황'마저 끝날 경우 한국경제는 혹독한 시련기에 접어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션 김 모건스탠리 연구원은 26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작년 1월 이후 삼성전자 주가가 120%가량 올랐으나, 메모리 사이클은 곧 정점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며 “낸드플래시 가격 하락 속도가 시장 예상보다 빨라 주가 하락 위험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D램 생산력 확대로 공급 부족은 내년 1분기를 지나면서 사라질 것이며, 2019~2020년엔 공급 과잉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의 가공스런 반도체 투자로 인해 2019년부터는 공급 과잉 위기에 직면할 것이란 경고인 셈. 중국은 오는 2025년까지 반도체 등 한국의 모든 산업을 추월한다는 목표 아래 대대적 투자를 진행중이다.
이같은 판단에 기초해 모건스탠리는 투자 의견을 기존 ‘비중 확대’에서 ‘중립’으로, 목표 주가는 290만원에서 280만원으로 소폭 하향 조정했다.
모건스탠리 쇼크는 컸다.
삼성전자는 지난 27일 5.08% 급락했다. 이는 갤럭시노트7 판매 중단을 발표한 지난해 10월 11일 폭락(8.02%)이래 최대 낙폭이다.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 등 반도체 주식을 중심으로 무려 4천521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날 코스피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북핵 위기로 5천870억원 넘게 팔아치운 지난 8월 11일 이후 최대였다.
이 여파로 코스피지수가 전날 대비 36.52포인트(1.44%) 하락한 2507.81에 마감됐다.
28일에도 외국인 매도세가 계속되면서 삼성전자 주가는 맥을 못추고 있다.
반도체 초호황이 조만간 정점을 찍을 것이란 전망은 그동안 '반도체 착시'에 사로잡혀 있던 한국경제에 큰 경고음이 아닐 수 없다. 사실상 현 경제는 반도체, 석유화학, 정유 등 극소수 품목의 호황으로 올해 3% 성장도 가능할 정도로 의존도가 절대적이다. 특히 반도체의 수출 기여도는 올해 전체 수출량의 17%에 달할 것으로 추정될 정도로 압도적이다.
따라서 반도체 초호황이 당장은 끝나지 않더라도 정점을 찍고 내년부터 하향세로 돌아서 2019년 공급과잉 위기에 직면하면, 한국경제는 지난 1995년 반도체값 폭락을 시작으로 결국 IMF사태로까지 연결됐던 '악몽'이 재연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현재의 외환보유고 등은 IMF사태 때와 비교할 수 없이 견고하나, 당시와는 달리 현재는 주력산업들이 예외없이 경쟁력을 상실하고 있는 구조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결정적 약점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국내적으로는 1천400조원을 돌파한 가계부채 폭탄이 언제 터질지 모르는 아슬아슬한 상황이기도 하다. 반도체 초호황에 적신호가 켜질 경우 부동산거품이 동시적으로 터질 가능성도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우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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