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탈당파들이 우선 시민사회단체-손학규 세력 등과 대통합신당을 만든 뒤, 열린우리당과 통합민주당을 빨아들인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이들 대통합신당은 '골수친노'의 합류에 대한 반발이 크고, 통합민주당 주류 역시 이같은 그림에 강력 반발하고 있어 향후 적잖은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열린당 탈당파, 일단 열린당-통합민주당 빼고 '대통합신당' 창당
열린우리당 탈당파 의원 45명으로 구성된 ‘대통합신당추진모임’이 5일 오후 의원 워크숍을 열어 7월 중순까지 창당준비위를 구성하고 7월25일 전당대회를 거쳐 8월 초까지 대통합 신당을 출범시키기로 했다.
우상호 의원은 이날 저녁 워크숍 결과 브리핑을 통해 “신당추진모임 내부의 이견을 완전히 해소하고 신당 창당의 구체적인 방향에 대해 합의했다”며 이 같은 일정을 밝혔다.
이날 통합모임에서 의원들은 우선 전날 범여권 대선후보 6인 연석회의의 ‘단일정당 구성, 단일후보 선출’ 합의에 따라 7월 말에서 8월 초 사이에 신당을 창당하고 이를 위해 7월 중순까지 대통합에 찬성하는 제정파와 시민사회세력이 모든 기득권을 포기하고 창당준비위원회를 발족하기로 했다.
창당준비위에는 열린우리당 탈당파를 비롯해 오는 8일 창당 발기인대회를 갖는 시민사회 '미래창조연대', 손학규 전지사측 '선진평화연대', 통합민주당내 통합파 등 4대 정파가 참여키로 했다.
신당추진모임은 이를 위해 오는 25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을 이미 가계약한 상태다.
이날 워크숍에서는 또한 대표단과 실무단을 선임하고 이들에게 열린우리당, 통합민주당과의 당대당 통합 등을 위임했다.
신당추진모임의 상임대표로는 정대철 전 고문이 선출됐다. 당초 문희상 전 의장도 상임대표를 맡을 예정이었으나 최근 건강상황 때문에 전 고문 혼자서만 상임대표를 맡기로 했다. 이밖에 공동대표로 김덕규 전 국회의장, 문희상, 이미경 의원을 추대했고, 신당 창당 실무진으로는 이종걸, 문학진, 임종석, 채수찬, 우상호, 노웅래, 강창일, 이인영 등 8명의 의원을 선임했다.
우상호 의원은 “늦어도 8월 10일까지 대통합 신당을 창당해야 국민경선을 치를 수 있다”며 “신당 창당 시한은 이제 선택사항이 아닌 절대명제”라고 말했다. 그는 “열린우리당, 통합민주당과의 관계설정 등 향후 구체적인 부분은 창준위를 통해 진행될 것”이라며 “시한이 다가올수록 주도권, 이해관계 다툼보다는 대통합의 흐름에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대철 전 고문이 상임대표를 맡아 대통합 단일신당 창당 드라이브를 걸기 시작해 귀추가 주목된다. ⓒ연합뉴스
탈당파와 단일 정당 문제를 협의해온 열린당의 한 의원은 "정세균 당의장은 이미 대통합신당 창당후 열린당이 해체선언을 하고 대통합신당에 합류하는 방안에 동의한 상태"라고 전했다.
그는 "문제는 유시민"이라며 "대다수 열린당 탈당파는 '유시민만은 안된다'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그러나 문제는 유시민만 따로 뺄 명분이 약하다는 데 있다"며 "범여권 대선주자 지지율이나 선호도에서 5위를 차지하고 있는 유시민이 대통합 신당 합류를 원할 때 어떻게 빼느냐가 고민거리"라고 말했다. 그는 "유시민이 차라리 과거 개혁당 출신들과 함께 열린당을 사수하겠다고 하면 일이 쉽게 풀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다른 여권 고위관계자도 "유시민의 합류 여부가 마지막 변수"라며 "유 의원의 합류 여부는 노무현 대통령의 귀국후 최종적으로 결정될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통합민주당 '반란' 초읽기
통합민주당은 박상천-김한길 지도부가 대통합신당에 절대 합류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일부 의원들의 탈당이 초읽기에 들어간 상태다.
대표적 통합파인 신중식 의원은 5일 <YTN>과 인터뷰에서 “여전히 당대당 통합 반대에 대한 박상천, 김한길 대표의 입장은 아직 확고하다"며 “더이상 방관할 수 없다는 판단 아래 통합파들은 이번 주말을 기점으로 내주 초 모종의 결단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김홍업 의원도 일단은 김대중 전 대통령 자제라는 측면과 보궐선거 당선된지 불과 2개월밖에 지나지 않아 당장 탈당이라는 중대결단을 표명하기는 일러 2선에서의 지지를 권유했다”며 “현재 본인도 단계적 수순을 밟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통합파는 이에 앞서 지난 1일 광주에서 이낙연, 신중식, 채일병 의원과 박광태 광주시장, 박준영 전남도지사, 정균환 전 의원, 김영진 광주시당위원장 등과 만나 당내 통합논의가 지지부진할 경우 대통합을 결의하기로 이미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오는 7일 서울 모처에서 비공개 회동을 갖고, 9일 국회에서 공개회동을 갖고 탈당 수순을 공식적으로 밟을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