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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민 "이명박 밀어야겠지만 아직 정이 가지 않아"

<현장> 대구 민심 아직은 이명박에게 '서먹'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박근혜 전 대표의 텃밭인 대구를 찾아 적극적 화합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지역민심은 아직까지 서먹함을 그대로 나타내고 있어 유기적 화합이 이뤄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이명박 후보는 14일 오전 KTX편으로 대구를 방문했다. 이 후보가 도착한 동대구역에는 경호원, 기자들로 붐비기 시작했다. 하지만 당원이나 일반시민들의 모습은 그리 눈에 띄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박근혜 전 대표가 대구를 찾았을 때 마치 연예인이 나타난 것 같은 '뜨거운 열기'를 찾아보기는 힘들었다. 한 당직자는 "박근혜 전 대표가 왔다면 알아서 많이 나왔을 텐데..."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명박 후보는 곧바로 대구 섬유개발연구원을 찾아 중소기업인들과 타운미팅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한 중소기업인은 의미 있는 말을 남겼다. 그는 "못볼 줄 알았는데 대구에서 보게 돼 반갑다"며 "죽을 줄 알았던 사람이 살아오는 것을 보니 참으로 반갑고 경하해 마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구-경북 민심으로 봤을 때 박근혜 전 대표가 당선될 것으로 예상했다는 뉴앙스로 해석가능한 발언이었다.

대구 현지에서 만난 시민들의 분위기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자영업을 한다는 한 시민은 "박근혜 전 대표가 당선될 것으로 생각했고, 이제는 이명박 후보를 밀어야겠지만 박 전대표를 밀 때와 마음이 같지 않다"며 "솔직히 아직 이명박 후보에게 정이 가지 않는 상태"라고 심정을 밝혔다. 또 다른 시민은 "박근혜 전 대표가 떨어진 것은 이 곳에서 '아직 여성은 안 된다'는 인식이 강했기 때문"이라며 "이명박 후보 역시 아직 한나라당 사람이란 인식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날 저녁 대구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대구시당 당직자 간담회에선 대구지역의 친박의원들이 대거 참석, 당 화합 분위기를 연출했다. 하지만 박근혜 전 대표의 최측근인 유승민 의원은 끝내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한 대구시당 당직자는 "안택수 의원 측이 대구시당 위원장직 양보를 미리 알려줘 박 전대표측 의원들이 대거 참석한 것 같다"고 말했다.

친이 안택수 의원이 친박 박종근 의원에게 대구시당 위원장 자리를 양보하면서 겉으로 대구민심은 화합되는 분위기를 보였지만 이명박 후보가 넘어야 할 산은 아직 많아 보인다.
이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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