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회 '호르무즈 봉쇄' 의결. '오일 쇼크' 공포
한국수입 중동산 원유 99%, 호르무즈 해협 통과
이란 국영 프레스TV 는 "마즐리스(이란 의회)가 오늘 긴급 총회를 열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안을 결의, 이란 정부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의회 국가안보위원장 에스마일 쿠사리는 "이는 이란 국민의 뜻을 전세계에 밝히는 것"이라며 "최종 결정권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에 있다"고 밝혔다.
외교·안보·국방·정보 정책 전반을 결정하는 최고 전략 기구인 SNSC의 결정이 이행되려면 최고 지도자의 재가가 반드시 필요해,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부는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에게 달린 셈이다.
가장 좁은 곳의 폭이 약 33㎞인 호르무즈 해협은 걸프 해역(페르시아만)의 입구로 걸프 산유국, 이란, 이라크의 주요 원유와 가스 수송로로, 대형 선박들은 대부분 이란 영해를 지나야 한다는 점에서 이란이 사실상 해협을 통제하고 있다.
세계 원유 소비량의 약 25%, 액화천연가스(LNG) 소비량의 약 20%가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것으로 추산되며 이곳이 실제 봉쇄되면 국제유가가 급등해 세계 경제에 큰 충격을 줄 가능성이 있다.
특히 두바이산 원유에 절대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가 받을 타격이 치명적일 가능성이 크다. 코트라(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으로 오는 중동산 원유의 99%가 이 해협을 통과한다. 우리나라의 수입 원유 가운데 중동이 차지하는 비율은 70%로 압도적이다.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 때 호르무즈 해협에서 상대방 유조선과 상선에 대한 공격과 기뢰 설치 등으로 이곳의 통항이 위협받았던 적이 있지만 이란이 이를 전면 봉쇄한 적은 없다. 그러나 미국의 이란 핵시설 폭격에 이어, 그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하메네이 최고지도자 제거를 협박해 왔다는 점에서 전면 봉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도널드 대통령은 이날 이란 폭격후에도 트루스소셜을 통해 "'정권 교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게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지만, 만약 현 이란 정권이 이란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지 못한다면 왜 정권 교체가 없겠느냐"라며거듭 하메네이 최고지도자 제거를 압박했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이와 관련, 이날 NBC 방송 인터뷰에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대해 "그것은 이란인들 입장에서 자살 행위"라며 "이란의 전체 경제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돌아가고 있다. 그것(해협 봉쇄)은 전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라고 실현 가능성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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