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주택 재고가 20년래 최악으로 급증하고 주택 거래 역시 통계집계이래 최악으로 급감하는 등 미국의 부동산거품 파열이 가속화하면서 미국경제와 세계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미국에서는 '제2차 서브프라임 쇼크'가 도래하는 게 아니냐는 위기감이 팽배하고 있다.
전미 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24일(현지시간) 지난 9월 기존주택 판매가 전달에 비해 8% 감소한 연율 504만채로 지난 1999년 판매동향 조사를 시작한 이후 8년만에 최저수준이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19.1%나 급락한 수치이기도 하다.
일반주택 판매량 역시 지난달에 4백38만채로 8.6% 감소, 지난 1998년 1월 이후 최저치를 보였다.
이처럼 신규-기존주택 판매가 급감하면서 일반주택 재고도 10.2개월 분량으로 급증하면서 근 20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콘도 등을 포함하는 기존 주택재고 역시 10.5개월 분량으로 8년 만에 가장 많았다.
거래가 급감하면서 지난달 기존주택 중간가격도 전년동기보다 4.2% 하락한 21만1천700만달러로 떨어졌다.
이처럼 미국 주택경기 침체가 가속화하면서 월가에는 '제2차 서브프라임 사태'가 도래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급속확산하고 있다. 실제로 이날 월가의 간판급 투자은행인 메릴린치는 3.4분기 적자가 이달초 예상했던 50억달러보다 29억달러나 급증한 79억달러로 발표, 월가에 큰 충격을 안겨주었다.
미국 주택경기 침체가 가속화하면서 모기지 대출연체가 급증해 월가가 보유하고 있던 서브프라임 및 프라임 모기지 대출 부실이 급증하는 최악의 악순환 고리가 작동하기 시작했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월가에서는 31일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0.25%포인트 추가인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나 과연 금리인하만으로 부동산거품 파열을 막을 수 있을지는 아무도 확신하지 못하는 분위기여서 세계금융불안은 급속 확산되는 양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