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태 쓸쓸한 퇴장 "깊은 기득권 구조 있다"

송언석, 비대위원장 겸임할듯. 위기의 친윤 '집단지도체제' 고집

2025-06-30 12:5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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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태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30일 47일간의 비대위원장직을 마치고 퇴장했다.

김용태 위원장은 이날 국회 퇴임 기자회견에서 "대선 때, 그리고 대선 후 비상대책위원장으로서 전국을 다니면서 들었던 가장 가슴 아팠던 말씀은 ‘국민의힘을 해체하라’라는 말씀이었다"며 "저는 대선 후에 당의 개혁을 요구하면서 탄핵반대 당론 무효화를 비롯한 당 개혁 5대 과제를 제시하였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많은 의원들과 당원분들이 이러한 개혁의 방향에 동의해 주셨지만, 정작 당의 의사결정에는 가까이 가지도 못했다. 이에 가장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는 당의 존립과 개혁의 근거를 확보하기 위해 전 당원 투표를 주장하였지만, 이 역시 받아들여지지 못했다"며 " 당의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 속에서 개혁을 향한 전 당원 투표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것은 매우 안타깝고 위태로운 상황"이라고 친윤 주류를 질타했다.

그는 "결국 ‘이 당은 누구의, 누구에 의한, 누구를 위한 당인가’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하게 된다. 이 당에 오랫동안 자리 잡고 있는 깊은 기득권 구조가 있다면, 그리고 그 기득권이 당의 몰락을 가져왔으면서도, 근본적 변화를 가로막고 있다면, 국민의힘에 더 이상의 미래는 없다"며 단언한 뒤, "근본적 개혁을 원치 않는 표면적인 혁신의 구호들에 많은 동료 의원분들이 답답함을 느끼고 있음을 또한 알고 있다"고 탄식했다.

그는 "그러나 저는 비관하지 않겠다. 보수의 개혁은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다. 그것이 국민의 뜻이고, 당원들의 뜻이기 때문"이라며 "국민의힘이 지금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새로운 국민보수 정당으로 거듭나는 과정에 끝까지 함께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35세의 김 위원장은 국민의힘 대선 후보 교체 파동이 있었던 직후 김문수 당시 대선 후보의 지명으로 지난달 15일 취임해 이날까지 47일간 당을 이끌었으나, 지난 16일 원내대표 경선에서 친윤 송언석 의원이 과반 득표로 승리하면서 사실상 개혁 동력을 잃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장을 찾아 김 위원장과 악수를 나누며 "그간 수고 많았다"고 짧게 한마디 한 뒤 곧바로 퇴장했다.

국민의힘은 오는 7월1일 당 전국위원회를 소집, 비대위 설치 및 차기 비대위원장 임명안 등을 의결할 예정이다. 송언석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겸임해 8월말, 9월초에 차기 당대표를 뽑는 전당대회를 관리할 예정이다.

특히 친윤계는 당대표와 차기최고위원을 함께 뽑는 집단지도체제 방식을 밀어붙일 것으로 알려져, 한동훈, 김문수, 안철수 등 차기 유력 대표후보들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당대표 유력후보가 없는 친윤이 대표 경선에서 떨어지더라도 탈락자들이 최고위원이 돼, '친윤 숙정' 등 당의 혁신을 저지하겠다는 계산에 따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대선 패배후 국민의힘 지지율이 당의 존립조차 위태로운 수준으로 폭락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특검의 수사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친윤 주류가 필사적으로 당권 사수에 나서 국민의힘은 점점 깊은 자멸의 늪으로 빠져들어가는 양상이다.

박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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