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당선인측이 한반도 대운하 강행 의지를 분명히 하면서 경부 대운하가 지나갈 지역 일대의 땅값이 폭등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참여정부때 기업도시-혁신도시-행복도시가 초래한 오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선 개발이익 환수 등 투기를 막기 위한 조치가 요구되나, 아직 인수위에선 이에 대한 언급이 전무한 상태여서 우려를 낳고 있다.
<영남일보> "낙동강 인근 땅값 들썩여 벌써 2배 폭등"
4일 대구경북 지역신문인 <영남일보>에 따르면, 한반도 대운하의 조기착공 보도가 나오면서 낙동강 인근 땅값이 들썩여, 경북지역 부동산업계와 현지 주민에 따르면 한반도 대운하 여객·화물터미널 설치 예정지와 배후지는 최근 들어 땅값 상승 기대심리로 매물이 자취를 감췄다.
화물터미널과 여객터미널이 들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상주시 함창읍 금곡리와 하갈리 일대는 땅값이 크게 올라 3.3㎡에 3만~3만5천원씩 하던 논의 경우 대선 이후 6만~7만원을 호가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대운하의 낙동강 시발점이자 리프트와 여객터미널이 들어설 것으로 알려진 문경시 마성면 신현리 일대의 부동산은 문경지역 개발붐과 함께 대운하 기대심리로 매물이 완전히 사라졌다. 마성면지역은 지난해 10월까지 3.3㎡당 5만원 안팎이던 전답이나 대지 등이 영상산업단지 조성 등의 영향으로 10만원대 이하는 찾아보기 어렵다. 부동산업소관계자는 "팔려고 내놓은 땅도 도시에 있는 자식들이 대운하로 가격상승이 기대된다며 팔지 못하게 해 매물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화물터미널 1개와 간이터미널 2개가 들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구미시 예정지 주변에도 부동산 업계와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일부 발빠른 투자자들은 선산읍과 고아읍의 간이터미널 예정지 주변 토지를 물색하고 있으나 거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대운하건설계획이 구체화되면 경북지역 물류중심지인 구미 낙동강 일대에 부동산 투기바람이 크게 몰아칠 가능성이 높다.
터미널이 들어설 것으로 알려진 고령군 다산면 호촌2리~곽촌리 농지는 3.3㎡당 50만∼70만원선으로 이미 높게 형성돼 있다.
이밖에 이명박 당선인의 고향인 포항시 북구 흥해읍 일대는 신항만 건설로, 경산·영천·구미·대구시 수성구 일대는 경제자유구역 지정 영향으로 땅값이 들썩이고 있다.
충주 일대도 급등, 최고 30배 폭등하기도
이에 앞서 지난 2일 <연합뉴스>는 충주시와 부동산업계의 말을 빌어 충주 등 충청권의 한반도 대운하 통과 예상 지역과 여객.화물터미널의 설치 예정지와 배후지 땅값이 폭등하고 있다고 보도했었다.
보도에 따르면, 여객.화물터미널과 대단위 물류유통단지가 들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금면 장천.가흥리 일원은 지난해 말부터 산이 3.3㎡당 15만원에서 30만원, 밭은 7만원에서 15만원으로 배 이상 올랐다.
또 인근 앙성면 복은.복탄.양촌리와 소태면 영죽.조천리 일대의 산과 밭이 배 이상 올랐으며, 낙동강 수계와 연결이 유력시되는 살미면 토계리와 인근의 수회리 등도 최고 2배까지 땅값이 급상승하고 있다.
이와 함께 오랫동안 개발에서 소외됐던 달천강 지역도 운하가 개설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두 달 전 산과 밭이 3.3㎡당 1만원 선에 불과했으나 이 당선인의 지지율이 높아지자 가격이 치솟기 시작해 6만원선까지 올랐다가 당선이 확정되면서 15만원에서 30만원까지 최고 30배나 폭등하고 있다.
또 충주댐 주변 동량면 화암.포탄.서운.하천.진동리의 경우도 산과 밭이 2-3배 이상 올랐다
일부 지역언론, 대운하 조기 착공 주장하며 바람잡이도
문제는 일부 지역언론들이 부동산 투기 재연에 대한 경계보다도 방관자적 자세, 심지어는 기름을 붓는듯한 보도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 예로 새해 벽두인 1일 <충청일보>는 '대형사업 봇물, 부동산 들썩-충북 12개 시ㆍ군 100대 사업 추진… 땅값 상승폭 관심'이란 기사를 통해 "무자년 새해를 맞아 충북지역 12개 시·군지역에서 시행되고 있거나 시행될 예정인 50~100대 개발사업의 본격적인 추진여부와 주변 부동산 가격등락폭에 대한 지역 건설·부동산 업계의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충청일보>는 "본보가 도내 12개 시·군과 지역 부동산 업계를 대상으로 현재 추진되고 있거나 추진 예정인 중·대형 개발사업을 분석한 결과, 충북지역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업은 기존 행정·혁신·기업도시 성공여부와 새정부 핵심공약인 한반도대운하 및 국제과학기업도시 사업, 여기에 충북도가 올해 추진 예정인 중국어마을 조성사업 등을 꼽을 수 있다"며 들썩이는 부동산값을 무비판적으로 보도했다.
<매일신문>도 2일자 '낙동·금호강 시대, 새해를 원년으로'란 기사를 통해 "이 당선인의 구상과 경제자유구역 개발계획은 낙동강과 금호강 두 ‘젖줄’을 동·서 축으로 밑그림이 그려진 상태"라며 "달성군에서 구미에 이르는 낙동강 축은 국가과학산업단지와 대구테크노폴리스, 낙동강 대운하 내륙항을 거점으로 한 첨단제조업과 물류, 경산·영천·수성구를 아우르는 금호강 축은 교육·의료·비즈니스 서비스 및 지식기반 제조업 중심으로 개발 계획이 집중돼 있다"며 대운하에 대한 큰 기대감을 표시하며 지도까지 덧붙여 보도했다.
2일자 <매일신문>. 대운하가 지나갈 일대의 개발계획까지 지도로 소개하고 있다. ⓒ매일신문 신문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경제계와 전문가들은 차기 정부의 지역 공약이 한결같이 짧게는 3~4년, 동남권 신공항 건설은 10년이 넘게 걸리는 프로젝트이고 경제자유구역 개발계획도 투자유치가 관건인 만큼, 각종 사업을 신속히 추진해야만 ‘스피드경제시대 ’에 뒤쳐지지 않고 파급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며 조속한 대운하 착공을 주장했다.
신문은 이인중 대구상의 회장의 말을 빌어 “동남권 신공항, 한반도 대운하, 국가산업단지는 이명박 당선인의 의지가 강해 실현 가능성을 의심치 않는다”며 “외국인 투자와 기업유치가 기본 전제조건인데다 경제자유구역 개발계획이 탄력을 받기 위해서라도 이들 사업을 하루 빨리 가시화 해야 한다”고 거듭 조기 착공을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