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영웅적(heroic) 무승부를 거머쥐었다."(AFP통신) “프랑스가 최악의 탈락 위기에 놓이는 미묘한(delicate)한 위치에 놓였다.”(로이터통신) "한국, 집념의 무승부 이뤘다."(요미우리 신문)
프랑스 통신사인 <AFP통신>, 미국의 <AP통신>, 일본의 <요미우리 신문> 등 외신들은 19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라이프치히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독일월드컵축구 본선 조별리그 G조 2차전 프랑스와의 경기에서 한국이 박지성의 극적인 동점골로 ‘영웅적인’ 무승부를 기록하며, 16강 진출에 한 발 다가섰다고 타전했다.
반면 프랑스에 대해선 초반 티에리 앙리의 선제골을 지키지 못하고 동점을 허용하며 자칫 탈락의 위기에 놓였다며 1998년 월드컵 우승국 프랑스의 무기력한 경기운영을 힐난했다.
특히 이들 외신들은 한국팀에 대해서는 '불사조' '투혼' '집념' 등의 용어를 사용해 승리나 다름없는 무승부를 기록했다고 격찬했다. 2002년 '4강 신화'가 결코 허구가 아니었음을 인정하기 시작한 것이다.
AFP통신, "한국, 영웅적인 무승부로 16강진출에 한걸음 다가서"
<AFP통신>은 '한국, 프랑스와 극적 무승부를 낚다'란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이 '더듬거리는' 프랑스와의 G조 예선경기에서 '영웅적인' 1대1 무승부를 엮어내고 16강 진출 지점에 한걸음 다가섰다"고 전했다.
<AP통신>은 "박지성이 경기 81분만에 동점골을 올림으로써 한국이 프랑스와 무승부를 이루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며 박지성의 득점 상황을 자세히 설명했다.
로이터통신 "불굴의 한국팀 vs 프랑스 최대의 위기"
<로이터통신>은 "프랑스가 한국과의 경기에서 오랜 월드컵 골 가뭄을 끝내고 선제골을 얻었으나 '불굴의(dogged)' 한국팀은 박지성의 득점으로 무승부를 일궈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또 ‘프랑스 최대의 위기’라는 별도 기사를 통해 "프랑스가 한국과 1-1 무승부를 기록함으로써 향후 프랑스가 아닌 다른 나라들의 경기 결과 여하에 따라 탈락할 가능성이 커진 ‘미묘한 상황’에 놓였다"며 "프랑스가 남은 토고전에서 최선의 경기를 펼치더라도 잘해야 조 2위로 올라갈 수 있는 곤혹스런 처지가 됐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이날 경고를 받아 다음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게 된 지네딘 지단이 자신의 마지막 월드컵 경기에서의 플레이로 논란에 휩싸이게 됐다"며 "프랑스가 자칫 16강전에 진출하지 못하고 국제축구무대에서 떠밀려날 가능성이 커졌다"고 덧붙였다.
한국전에서 후반 종반 쓸쓸히 교체되는 지네딘 지단. 그는 이날 경기에서 경고까지 받아 다음 토고전에 출전하지 못하게 됐다. ⓒ연합뉴스
일본 언론, “한국 ‘집념의 무승부’”
한국-프랑스전에 앞서 이날 크로아티아와의 경기에서 0-0 무승부를 기록, 16강 탈락 위기에 직면한 일본의 언론들은 한국의 무승부를 “집념의 산물”로 평가하며 부러움 어린 평가를 했다.
<요미우리 신문>은 19일 ‘한국, 집념의 동점골... 프랑스와 무승부’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프랑스는 전반에 우세한 경기를 펼쳐 전반 9분 한 점을 앞서갔으며 후반 들어서도 골을 지배했으나, 이에 맞서 한국도 롱패스를 계속 한 결과 82분 박지성이 오른발로 동점골을 작렬시켰다”며 한국팀의 투혼을 격찬했다.
<ISM>은 ‘프랑스, 한국에게 추격 당해 1-1 무승부’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한국의 후반 동점골을 높게 평가하며 “이로써 프랑스는 2연속 무승부로 승점 2점에 그친 반면, 한국은 승점 4점으로 결승 토너먼트 진출의 큰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지지통신>은 ‘박지성 동점골’이란 기사를 통해 “프랑스가 전반 득점으로 월드컵 5연속 무득점의 불명예에서 벗어났으나, 그후 한국에게 동점골을 허용해 통한의 무승부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도이체 벨레 "한국 강인한 정신력으로 16강 진출에 다가서"
캐나다의 <CBC스포츠>는 ‘프랑스 월드컵에서 무너지다’라는 기사에서 "프랑스가 8년만에 골을 터트렸지만 박지성의 동점골이 프랑스가 16강전에 진출할 가능성에 심각한 위협을 던져줬다"며 "프랑스가 토고전에서 승리할 것으로 보이지만 16강 진출 여부는 불투명하다"고 전했다.
독일의 <도이체 벨레>는 ‘프랑스 탈락 위기’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프랑스가 한국팀에서 터져나온 뼈아픈 동점골로 인해 16강전 이전에 월드컵 무대에서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면서 "초반의 우세를 지키지 못한 프랑스가 후반전 깊이 잠들었고 이어 결국은 벌을 받고 말았다"고 경기를 분석했다.
<도이체 벨레>는 "그동안 프랑스 축구 부흥을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라이프치히에서 불꽃을 붙이려던 프랑스의 의도가 무위로 돌아가고 말았다"며 "한국은 강인한 정신력으로 16강 진출에 한발 다가섰다"고 양팀의 플레이를 비교했다.
19일 프랑스전에서 극적 동점골을 넣은 뒤 환호하는 박지성. ⓒ연합뉴스
<세어워치>는 "프랑스가 한국에 무승부를 기록하며 승점 2점을 얻는 데 그침으로써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16강전 진출을 하지 못했던 비극을 다시 반복할 가능성이 커졌다"며 "프랑스는 초반 티에리 앙리의 선제골로 그동안 첩첩산중으로 감쌌던 거미줄망에서 벗어날 기회를 가졌지만 ‘불굴의 투지’를 보인 한국팀에게 동점골을 허용함으로써 최악의 위기에 놓였다"고 보도했다.
외신들 보도의 공통점은 한국이 거함 프랑스와 1-1 무승부를 기록한 것은 이번 독일월드컵의 '최대 이변'이라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