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조순형 전 대표가 7월 재보선에 출마키로 한 데 이어 탄핵 의사봉을 들었던 한나라당 박관용 전 국회의장이 당 '상임고문'직에 위촉돼 당에 공식 복귀, 5.31지방선거에서의 한나라당 압승을 계기로 탄핵 주역들이 속속 정치권으로 복귀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한나라당 내에서도 '과거 회귀'라는 부정적 여론을 형성할 수 있다며 이들의 복귀에 부정적 여론이 많아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한나라당 김태환 사무부총장은 23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지난 5월께 최고위원회에서 박관용 전 국회의장을 상임고문으로 위촉했다"며 "공식 직책을 맡는 등 정계복귀라고 볼 수는 없고 당의 원로로 모시는 정도의 의미"라고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박 전 의장의 당에 복귀한 것은 지난 2002년 7월 국회의장직을 맡으면서 당직을 버린 지 4년 만이다. 한나라당은 박 전 의장의 당 복귀에 큰 의미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지만 한 달여 전에 이뤄진 당 복귀가 이제야 알려진 것을 두고 한나라당도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 사무부총장은 이와 관련, "정계에 복귀하는 형식이 아니라 당의 원로로서 예우하는 차원이기 때문에 크게 알릴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때문인지 그는 박 전 의장의 상임고문 위촉이 언제 이뤄졌는지 정확한 날짜를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다.
탄핵을 주도한 박관용 전 국회의장이 최근 한나라당 상임고문으로 복귀한 것으로 알려져, 한나라당이 과거로 회귀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을 사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민주당 조순형 전 대표의 재보선 출마선언에 이어 '탄핵의 주역'들이 다시 정치권에 발을 들여놓는다는 점에서 박 전 의장의 상임고문 위촉은 관심을 끌고 있다.
이미 당내에선 강삼재 전 의원의 재보선 신청과 김덕룡 의원의 정계복귀 등으로 "지방선거 이후 오만해졌다는 비판을 들을 수 있다"는 비판적 시각이 나오고 있다.
한편 또 다른 탄핵주역으로 지난해 재보선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홍사덕 전 의원은 이번 재보선 출마여부를 묻는 질문에 "언론에 잘못 알려진 것이고 현재 전혀 계획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그는 그러나 향후 정치일정을 묻는 질문에 대해선 "현재까진 계획이 없다"고 여운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