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극우 “盧의 FTA 추진은 좌파 집결 위한 음모"

올드라이트 진영내 'FTA 음모론' 확산

참여정부 집권 3년 반 동안 보수진영은 집권여당과 정부가 추진하는 모든 사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해왔으나 유독 한.미 FTA 만큼은 노무현 대통령을 적극 지지하고 있다. 하지만 보수진영 일각에서는 노 대통령의 FTA 추진 배경에 대해 ‘대선승리를 위한 포석’이라며 쉽게 납득 안가는 ‘음모론’까지 제기하고 있다. 노 대통령을 향한 보수진영의 끝없는 의심과 증오는 어디까지일까를 생각케 하는 대목이다.

선진화국민회의(공동상임대표 박세일)가 12일 서울 종로에서 개최한 ‘한.미 FTA 추진지지 국민대회’. 이곳에서 ‘한 핵심 보수진영 인사의 입을 통해 FTA 음모론’이 제기됐다.

“노 대통령, FTA 적극 추진 부족... 일부 관료들만 바보만들어”

이 관계자는 본지와 만난 자리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한.미 FTA를 추진하는 진짜 이유가 무엇인지 갈수록 의구심이 든다”고 운을 뗐다. 그는 “처음에 노 대통령이 FTA를 추진하겠다고 했을 때 집권 이후 처음으로 잘한 일이라고 느꼈다”며 "그러나 FTA 본협상이 진행되면 될 수록 대통령의 FTA 추진 의지가 있기는 한 것이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방송이 조직적으로 FTA를 흔들고 있는데 이를 묵과하는 동시에, 반대 여론 확산에도 침묵만 지켜 협상단에 있는 일부 관료들을 바보로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통령이 최근에 와서야 기껏 국내 여론 홍보팀을 따로 꾸리라고 지시할 만큼 노 대통령의 FTA 추진 의지는 소극적이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같은 배경을 들어 노 대통령의 한.미 FTA 추진의 진짜 속내는 “내년 대선, 정권 재창출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건... 일종의 음모론이라고 할 수 있다”며 “노 대통령이 자신의 실정으로 인해 흐트려져 있는 범좌파진영의 결집력을 이번 한.미 FTA 추진 ‘반대’로 대단결시키려 하는 것이 아닌가”라며 음모론을 폈다.

그는 “노 대통령 입장에서 보면 어떡하든 판을 흔들어놔야 하는데, 연정론도 실패하고, 자신이 직접 주도하는 정계 개편도 여의치 않자, 자신이 희생하는 일종의 ‘노무현식 순교론’에 입각해 좌파의 대동단결 동인을 찾고 있다”며 “그러한 동인이 바로 FTA를 추진해 이를 반대하는 좌파의 대결집을 꾀하는 것이 아니냐”고 말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노무현식 순교론’과 관련 “노 대통령은 워낙 승부사적 기질과 자기만의 세계가 뚜렷하기 때문에 비록 자신이 공격을 받더라도 배팅할 때는 과감하게 배팅하는 사람”이라며 “좌파진영이 자신을 반대하는 것으로 대결집한다 해도 어떡하든 보수진영의 집권만은 막을 수 있다면 그 길을 마다하지 않을 인물”이라고 평했다.

그는 “이렇게 될 경우, 이명박-박근혜의 치열한 난타전이 전개되는 상황에서 보수진영은 좌파진영에 비해 상대적으로 분열하는 양상을 보이게 되는 것이고, 결국 대선 필패의 길로 빠져들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FTA 음모론'은 보수진영, 특히 올드라이트 진영에서는 그간 공공연하게 거론돼 온 가설이었다. 뉴라이트 진영에 발을 딛고있는 이 관계자는 “요즘 처럼 노 대통령이 FTA 추진의지가 약한 것을 확인할 때, 올드라이트가 제기한 음모론에 상당수 보수인사들이 ‘가능한 시나리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그는 “만약 이것이 말도 안되는 음모론에 불과하다면 지금이라도 노 대통령이 직접 대국민 설득작업에 나서야 할 것”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비록 음모론에 동의하지 않는 보수인사라 할 지라도, 적어도 노 대통령에 대한 의심은 거두기 힘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날 한.미 FTA 지지 집회에 참석한 보수인사들은 '한.미 FTA 만세'를 외치며 가두행진을 이어나갔다. ⓒ뷰스앤뉴스


한편 이 날 보수진영의 한.미 FTA 추진지지 집회를 주도한 서경석 목사(선진화국민회의 사무총장)는 “좌파들이 한.미 FTA에 반대하는 것은 반미-친북 운동의 연장선”이라며 “좌파들이 아무리 미국이 미운들 나라의 국운이 걸린 문제에 정치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큰 위험”이라며 거듭 한.미 FTA 저지운동은 ‘좌파의 선동’임을 주장했다.

이 날 집회는 이명현 전 교육부장관, 최성규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등 보수인사 5백여명이 참가해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까지 가두행진을 벌이며 "한.미 FTA 만세“를 외쳤다.
김동현 기자

댓글이 0 개 있습니다.

↑ 맨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