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BC "한국, 가장 위험한 5개국중 하나"
금융-실물위기 발발 가능성 높은 최악의 위험국가로 분류
누리엘 루비니 미 뉴욕대교수가 한국을 디폴트 위험이 있는 15개 신흥국중 하나로 분류한 데 이어 나온 HSBC의 이번 평가는 한국을 바라보는 국제사회 시선이 냉랭함을 보여주고 있다.
HSBC "한국, 위기에 가장 취약한 최하위국가"
HSBC는 19일자 보고서 `글로벌 이머징마켓 전략'를 통해 글로벌 금융위기로부터 촉발된 금융-실물경제 위기 위험도와 정책 유연성이라는 두 가지 항목에서 이머징마켓 26개 국가를 비교, 분석했다.
위험도 평가는 예대율(비중 20%), BIS비율(7.5%), 유럽-미국 은행으로부터의 대출 증가율(15%), 만기구조(7.5%), 외국인 직접투자와 경상수지(20%), 원자재가격 의존도(15%), 경제의 상대적 개방정도(7.5%), GDP대비 국내소비(7.5%) 등을 기준으로 했다.
정책 유연성 평가는 외환보유액(30%), 재정수지 상태(12.5%), GDP대비 국가채무 비율(25%), 실질정책금리(20%), 인플레 우려(12.5%) 등을 기준으로 했다.
그결과 한국은 위험도 평가에서 예대율에서 26개국 가운데 22위, BIS비율에서 15위, 유럽-미국 은행으로부터의 대출 증가율 7위, 만기구조에서 23위, 경상수지에서 21위, 원자재가격 의존도에서 9위, 개방정도에서 18위, 국내소비에서 21위 등 밑바닥을 맴돌면서, 이를 합친 총점에서 16.8점을 얻어 우크라이나, 남아공, 카자흐스탄, 베트남에 이어 다섯번째로 위험도가 높은 국가로 평가됐다. HSBC는 이들 5개국을 가장 위험한 'E군'으로 분류했다.
위험하긴 하나 우리나라보다 사정이 나은 'D군'으로는 헝가리, 폴란드, 칠레, 브라질, 러시아가 꼽혔고, 'C군'에는 파키스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터키, 인도, 콜럼비아 등이 꼽혔다.
이집트, 이스라엘, 멕시코, 아르헨티나, 태국은 'B군'이었고, 중국을 비롯해 대만, 홍콩, 말레이시아, 필리핀은 'A군'으로 분류됐다.
한마디로 고개를 들 수 없는 창피한 성적표다.
외환보유고-재정 때문에 당장 디폴트 가능성은 적어
그나마 외환보유고와 재정수지 때문에 한국은 정책 유연성 평가에서는 9위를 차지했다.
정책 유연성 평가에서는 외환보유액 17위, 재정수지 4위, 국가채무 10위, 정책금리 13위, 인플레 우려 6위 등 총점 11.5점으로 26개국 중 9위에 올랐다. 외환보유고 등 때문에 다른 나라들보다 상대적으로 정책집행에 여유가 있다는 평가.
정책 유연성 평가에서는 중국, 카자흐스탄, 러시아, 대만, 브라질이 1~5위로 높은 평가를 받았고, 홍콩, 칠레, 콜롬비아, 한국, 태국이 6~10위로 기록돼 한국은 1~5그룹 가운데 차상위 그룹인 2그룹에 속했다.
HSBC는 "우크라이나와 베트남은 금융과 실물경제 위기에 처할 위험도가 가장 높으면서도 정책 유연성에서 제약이 따르는 국가로 분류됐고 한국과 카자흐스탄, 남아공은 위기 위험도는 높지만 상대적으로 정책 대응의 여력이 있는 국가로 꼽혔다"고 평가했다.
HSBC는 "최근 각국 정부가 취하고 있는 비상조치들이 유동성과 자산가격의 지속적인 하락추세를 제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지만, 이것이 글로벌 레버리지 축소의 끝이 될 거라 보지 않는다"며 앞으로도 외국계 자금유출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외국계가 연말결산을 끝내면서 원-달러환율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데 대해 안심해선 안된다는 경고인 셈.
앞서 루비니 교수는 16일자 칼럼에서 "일부 신흥국가들은 심각한 금융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유럽의 벨로루시, 불가리아, 에스토니아, 헝가리,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루마니아, 터키, 우크라이나와 아시아의 인도네시아, 한국, 파키스탄, 그리고 남미의 아르헨티나, 에콰도르, 베네주엘라가 그런 나라들"이라며 한국을 15개의 금융위기 직면국가 중 하나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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