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동 "외환위기 끝났다는 데 동의 못한다"
"일본과 중국, 우리나라를 얼마나 깔보겠나"
김태동 "실질 외환보유고 감소액은 800억달러"
김태동 교수는 23일 밤 다음 아고라에 띄운 '한국, 이미 3개월째 제2 외환위기 겪는 중'이란 글을 통해 외환위기 논란과 관련, "관리변동환율제의 경우 환율상승률과 외환보유액 감소율의 합계가 평상시 표준편차의 2~3배 이상일 때"를 외환위기로 규정하고 있는 OECD 논문을 인용한 뒤, 우리나라가 이미 리먼브러더스 사태가 터진 지난 9월중순이후 외환위기에 돌입했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구체적으로 "한국 원화의 대미달러 환율은 연초 900원대 초반에서 10월 하순 1,500원 돌파로 60% 이상 상승한다. 게다가 외환보유액도 급감, 3월말 2천600억달러를 상회하던 것이 11월말에는 2천억 달러를 지키기 힘들었다. 그동안 국민연금과 한국은행의 달러-원 스왑(총 170억 달러)중 중도해지분, 미국 연방준비은행과의 통화스왑 인출분 110억 달러 등을 고려하면 실제 외환보유액 감소는 800억 달러 내외이며, 감소율은 30%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1) 60%와 (2) 30%를 합치면 90%"라며 "우리는 외환당국이 많이 개입하는 변동환율제이므로 이 기준에 따라 외환위기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합리적이며, 표준편차로 계산해도 외환위기에 진입한 것이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개별국가에게 지원 요청한 것은 국치"
김교수는 이어 "제2 외환위기가 끝났다"는 정부 주장에 대해서도 "나는 제2의 외환위기가 끝났다는 데 아직은 동의할 수 없다"며 이달 체결한 일본, 중국과의 통화스왑 확대를 거론했다.
그는 일본, 중국과의 스왑확대 합의후 이명박 대통령의 "이제 우리 외환위기는 어느 정도 급한 불은 껐다. 세계 외환보유고 1, 2위를 달리고있는 중국, 일본과 통화스왑을 체결한 것은 우리에게 큰 뜻이 있다. 이번 스왑과 미국과의 스왑 등 이때까지 확보한 외환통장이 1천120억 달러 가까이 된다"는 발언을 거론한 뒤, "만기도래액을 외환보유액만으로 해결하려다가 안되겠으니까, 미국, 일본, 중국에 급전을 꾸어달라고 손을 벌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IMF에 꾸어달라고 하는 것이 국치인 것은 온나라 주권자가 다 아는 일이나, 개별국가에 지원을 요청하는 것은 그에 못지 않게 나라의 수치"라며 "특히 일본, 중국에 그 나라 법정통화가 아닌 달러로 스왑하게 해달라고 간청하다가 거절당한 것은 이중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그 이웃나라들이 우리를 얼마나 깔보겠냐? 앞으로 한국과 한국인은 특히 일본, 중국과 스왑한도 확대에 합의한 2008년 12월을 부끄러운 역사로 기억하게 될 것"이라고 개탄했다.
그는 또 지난달 방미중 LA교포들에게 “전대미문의 경제위기가 찾아왔지만 우리 국민이 단합한다면 3년이상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한 이 대통령 발언을 거론한 뒤, "한국에서 가장 정보를 많이 가지고 계신 분이 위기극복에 3년 걸린다는 말씀을 하셔서 깜짝 놀랐다"며 "제1 외환위기 때, 170조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하고 외환위기는 2년이내 끝난 것 같은데, 이번 제2 외환위기는 국민이 단합해도 3년 걸린다니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야당이 재벌은행 만들기나 대운하경기부양에 협조 안하면 3년 이상 걸릴 수도 있다는 말씀으로도 들린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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