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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당신들, 요미우리 자회사냐"

프로축구-프로야구 중계 외면, 월드컵-올림픽 중계권 독점

"SBS가 요미우리의 자회사인가?"

지난 29일 SBS 스포츠채널(SBS스포츠)이 송진우(한화이글스)의 통산 2백승 달성경기를 생중계하지 않고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이승엽 출전경기를 생중계한 것을 놓고 한 네티즌이 인터넷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올린 내용이다.

SBS스포츠가 최근 잇달아 국내 프로스포츠를 무시하는 듯한 방송편성으로 빈축을 사고있는 가운데 경기단체와 선수들로부터도 외면당할 처지에 놓였다.

송진우의 200승이 이승엽의 1경기 가치도 안되나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최초로 통산 200승을 달성하는 투구장면을 국내 시청자들은 생중계로 보지못하고 송진우가 이미 강판된 이후부터 봐야했다. 송진우의 역사적인 투구장면 대신 생중계된 경기는 일본프로야구 이승엽 출전경기였다. 결국 SBS스포츠는 송진우의 통산 200승이 가지는 가치가 이승엽이 한 경기에 소화하는 4-5타석 만큼도 못하다는 취급을 한 셈이다.

만약 이 날 송진우의 경기가 생중계로 방영되었다면 SBS스포츠 역시 한국야구사의 기념할 만한 경기를 중계한 방송사로 기억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그런 기회를 스스로 걷어차버렸다.

SBS스포츠는 지난 30일 보도자료를 내고 “25일 한화-삼성전이 우천으로 취소돼 정상적인 투수 로테이션이라면 9월1~3일 사이에 등판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송진우의 등판일이 29일로 결정됐고, 이미 이승엽의 일본 프로야구 경기 생중계 편성을 확정한 상태에서 급작스러운 편성의 변경은 쉽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SBS스포츠의 설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송진우가 29일 등판한다는 결정은 이미 4일 전인 25일 한화-삼성전이 우천으로 취소된 이후 언론을 통해 모두 보도되었기 때문이다.

2006 독일월드컵 이후 7월부터 현재까지 K리그 1경기도 생중계 안해

SBS스포츠의 프로축구 K리그 홀대는 정도가 더 심하다.

SBS스포츠는 지난 2006 독일월드컵 당시만 해도 엄청난 물량을 쏟아부어가며 월드컵 중계와 관련프로그램 제작에 열을 올렸다. 심지어 해설자가 국민의 감정과 동떨어지는 해설을 했다는 이유로 대회중간에 마이크를 놓게 만들만큼 SBS스포츠는 그야말로 월드컵과 월드컵 중계방송 시청률에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그러나 SBS스포츠는 독일월드컵 직후 국내 프로축구 중계방송을 철저히 외면했다. 지난 7월에 펼쳐진 2006 삼성하우젠컵대회와 8월 들어 열린 후기리그 경기 등 K리그 경기에대한 중계방송은 단 한 차례도 생중계하지 않았다. 그나마 녹화중계도 심야시간대에 편성, K리그를 사랑하는 축구팬들의 기대를 실망으로 바꿔놓았다.

이런 와중에 SBS스포츠는 2010~2016년 동ㆍ하계 올림픽과 2010~2014년 월드컵 중계권를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 사들였다. 2010 남아공월드컵과 2014년 월드컵은 한국 대표팀의 출전이 결정되지도 않은 상황이다. 그런데도 SBS스포츠는 사업이라기보다는 도박에 가까운 계약을 '코리아풀'이라는 지상파방송 3사간 맺은 신사협정을 깨면서 까지 성사시켰다.

경기단체-선수협의체, SBS스포츠 중계권배제 및 취재거부 움직임

현재 한국야구위원회(KBO)는 향후 한국프로야구 중계에 있어 SBS스포츠를 배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국내프로야구의 중계권을 포괄적으로 가지고 있는 지상파 방송사들로 하여금 SBS스포츠에 중계권을 재판매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SBS스포츠가 야구중계를 할 수 없게 만들겠다는 것이다.

또한 한국프로야구선수협의회도 지상파 방송인 SBS와 자회사인 SBS 스포츠의 프로야구 선수 취재 협조 거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뿐 아니라 한국프로축구연맹 홈페이지에도 프로축구 중계방송에 가장 인색한 방송사로 SBS스포츠를 꼽는 네티즌의 의견이 가장 많은 상황이다. 특히 한때 축구전문채널을 운영했던 SBS스포츠였음을 잘 알고 있는 네티즌들은 SBS스포츠의 K리그 홀대에 대해 배신감마저 느끼고 있다.

현재 SBS스포츠는 경기단체, 구단, 선수, 팬들 어느곳 한 군데로부터도 고운 시선을 받고 있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사실상 국내 스포츠계와 팬들로부터 '왕따'를 당할 위기에 처해있다. '결자해지'라 했던가. 엉킨 실타래를 풀 책임은 실타래를 엉키게 만든 자의 몫임을 SBS스포츠는 되새겨 봄직 하다.
임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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