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진 "자승, 靑과 함께 세종시 수정운동도"
"MB, 4대강 반대한 법정스님에게 절하며 무슨 생각 했나"
"자승 '각하, 소나기는 피하고 봐야죠'"
명진 스님은 이날 오전 삼성동 봉은사에서 열린 일요법회에서 "먼저 서해바다에서 사고를 당한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며 "해군 함정 실종사들이 기적이라도 일어나서 다시 살아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오길 진심으로 기도한다"고 천안함 침몰사고에 대한 애도로 법회를 시작했다.
그는 이어 "어제 뉴스를 보니 국가안보회의가 대통령 주재로 열렸다. 거기에는 군대를 안 간 사람들이 너무 많이 앉아 있었다. 총 한 번 안 쏴보고 제식훈련 한 번 안 받아본 사람들이 국가 안위를 논하는 모습을 보면서 분노를 금할 수 없었다"며 "6.25 때 전쟁터 끌려가서 죽어간 우리 장병들이 '빽' 하고 죽었다는 말이 있다. 빽이 없어서, 빽만 있었다면 살았을 텐데. 있는 집 자식들은 다 빠져나간다"고 이명박 정부를 정조준했다.
그는 화살을 총무원장 자승스님에게 돌려 "재작년인가 촛불시위가 한창일 때 청와대에 불교지도자들이 초청받아 간 적이 있다. 그때 자승 원장이 종회의장 신분으로 참여했는데 이 자리에서 '각하, 소나기는 피하고 봐야죠'라고 말한 걸로 알고 있다"며 "지금의 봉은사 사태는 소나기가 아니다. 당신이 총무원장 끝날 때까지 내리는 장맛비라는 것을 아시기 바란다"고 경고했다.
그는 더 나아가 "자승 원장은 이명박 장로 정권의 하수인이 되었다고 분명히 말하고 싶다"며 "2007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이명박 후보의 형인 이상득 의원을 봉은사로 데리고 와 거절했는데, 몇 차례 간청을 해서 주지실에서 밥을 같이 먹었다"고 밝혔다.
그는 "저는 (이상득 의원과의 당시 만남에서) '이 후보의 서울시장 시절 서울시 봉헌 발언 등 이런 언사들이 대통령 되었을 때 종교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유의하시라. 그리고 절에 찾아올 때는 1700년 된 불교 역사, 우리 민족 역사 속에 깃든 불교문화를 불교를 안 믿더라도 불교가 무엇인지 알고 와야 한다'고 정중하게 말했다"고 이 의원과의 대화 내용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자승 원장에게 "조계종 입법기구의 수장이 과연 한나라당 이명박 장로의 선거운동을 하고 다닌 것은 어떤 의미인가 묻고 싶다"며 "종교적, 사상적 신념과 이해관계가 맞는 것인지, 어떤 야합과 밀통을 통해서 이명박 장로의 선거운동원 노릇을 했는지 명명백백하게 밝히라"고 질타했다.
명진스님 "자승, 박형준과 함께 충청도 주지들에게 세종시 수정 협조 부탁"
명진스님의 폭로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그는 "자승 원장은 작년 12월 24일, 박형준 정무수석을 데리고 충청도에 내려갔다. 마곡사를 비롯한 수덕사 그 외 지역 주요 사찰 주지들을 모아놓고 세종시 문제에 대한 협조를 요청했다"며 "세종시 문제는 국민 뿐 아니라 여권 내에서도 옳은지 아닌지 시비가 한창일 때였다. 그때 세종시 문제를 협조 부탁하는 자리에 일개 비서관 따위에 손목을 잡혀 내려간 사유를 말하길 바란다"고 새로운 사실을 폭로하기도 했다.
그는 또한 영부인 김윤옥 씨에 화살을 돌려 "이명박 장로 부인이 공식적인 자리에서 2번에 걸쳐 십자가를 하고 나왔다"며 "건국 이후 대통령의 부인이 공식적인 자리에 십자가 걸고 나온 적이 있나. 한국 같은 다종교 사회에서 자기 색깔 드러내면 종교 갈등 드러내는 이유가 된다. 김영삼 장로 때도 부인이 십자가 걸고 다니지 않았다"고 질타했다.
그는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에 대해서도 "국회의원이고 원내대표인 사람이, 병역기피자가 군대도 안 갔다온 사람이 머릿속에 아는 단어가 좌파뿐이다. 그렇게 좌파가 싫으면 왼쪽 눈도 감고 왼쪽 팔다리 쓰지 말라"며 "그런 사람이 어디다 대고 좌파 우파를 논하냐. 지금이라도 안 늦었느니 군대 갔다 오시라. 군대 갔다 와서 저를 좌파, 빨갱이라고 하면 제가 다 수용하겠다"고 질타했다.
그는 또 안 원내대표가 자신을 모른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도 "왜 거짓말하나. 물론 이명박 정권 들어서고 거짓말이 횡횅하는 사회가 되었다"고 일침을 가했다.
그는 "안상수를 저는 불자로 만들고 싶다. 그냥 불자 아니라 병역 얘기만 나오면 행방불명되는 행불자. 이제 정치 그만 해야 하다"며 "감히 봉은사를 입에 올리고 부처님 앞에 천일기도를 올린 이 명진을 이러쿵저러쿵 한 업보라고 생각하고 당장 정계에서 은퇴하길 바란다"고 안 원내대표의 정계은퇴를 요구했다.
"선거 잘하라. 거짓말하고 사기치는 놈들이 한국 멍들게 해"
명진 스님은 다시 화살을 이 대통령에게 돌려 "이명박 장로는 법정스님의 입적 소식 듣고 길상사를 방문했다. 그리고는 끔찍히 존경한다고 말했다"며 "그런데 법정스님은 4대강 안된다고 했다. 절하면서 무슨 생각했을까"라고 비꼬기도 했다.
그는 "이명박 장로가 가진 강 살리기 방법이 만약에 옳다면 강 하나를 우선 마음대로 해보길 바란다. 그래서 강이 살아나고 국민이 기뻐하면 국민이 4대강 살려달라는 청원을 할 것"이라며 "그러나 지금의 4대강 살리기라고 이름 붙은 작업은 온 강을 흙탕물로 만들고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아무도 예측을 못 하는 상태다. 어떠한 비극이 올지 모른 채 온 산하를 흙탕물로 만들고 있다. 이러한 사태를 정부가 어떻게 책임을 질 것인가"라고 4대강 사업을 비판했다.
그는 신도들에게 "선거 잘하시라. 선거 정말 잘해야 한다. 여러분들이 선거 잘해야 민주당이든 한나라당이든 괜찮다"며 "거짓말하는 놈, 사기 치는 놈, 남의 것을 제 걸로 바꿔서 발표하는 탈세범들, 병역 기피자들. 이런 사람들은 골라서 찍어야 한다"며 "이런 거짓말쟁이들 파렴치한 범죄자들이 한국인들 멍들게 하고 분열 조장하고 갈등 만들어 내는 것"이라며 지방선거에서의 정권 심판을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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