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계, 2년만에 '4대강 저지' 장외투쟁 돌입
7월17일 서울광장서 '문수스님 추모제', 4대강 저항 봇물 터져
문수스님 추모에 미온적이던 조계종 총무원을 질타하면서 수경스님이 잠적한 데 따른 변화로, 향후 천주교에 이어 불교계의 4대강사업 저지 운동이 본격적으로 불 붙을 전망이어서 일파만파의 후폭풍을 예고하고 있다.
조계종 총무원과 불교연대가 종단 차원에서 함께 구성한 '문수스님 소신공양 추모위원회'(공동추모위원장 총무부장 영담스님)는 다음 달 17일 오후 7시부터 2시간 동안 서울광장에서 1만명이 모이는 '문수스님 소신공양 국민추모문화제'를 열기로 하고 서울시측에 장소사용 신청을 했다고 24일 밝혔다.
국민추모문화제에서는 문수스님의 평소 소신과 걸어왔던 삶의 모습을 국민에게 알리는 한편 소신공양의 종교적·전통적 의미에 대한 이해를 돕고, 현 정부의 4대강 개발사업의 문제점과 중단 촉구를 위한 국민의지를 결집할 계획이다.
문수스님추모위원회는 “소신공양을 단행한 문수스님의 유지이기도 하고, 불교, 천주교 등 종교계를 비롯해 국민의 절대다수가 반대하고 있는 ‘4대강 개발 사업’의 실상과 문제점을 널리 알려 무분별한 개발을 막고 국민의 목소리를 외면하는 위정자의 오만함과 무모함을 경책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밝혔다.
추모 문화제는 식전공연과 조계종 총무원 사회부장 혜경스님의 경과보고, 조계종 중앙종회 의장 보선스님의 대회사, 천도의식, 신경림 시인의 추모시 낭송, 소설가 조정래 씨 등의 추모사 순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불교계가 서울광장에서 4대강사업 저지를 촉구하는 내용의 문수스님 소신공양 국민추모제를 갖는 것은 촛불집회가 한창이던 지난 2008년 7월4일 서울광장에서 '촛불 시국법회'를 가진 데 이어 2년만의 일로, 4대강사업을 강행하고 있는 이명박 정권에게 커다란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는 동시에 4대강사업 저지 운동이 범국민적으로 확산되는 중대 계기가 될 전망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추모위원회는 이에 앞서 다음달 12일에는 전국 본사와 말사에서 문수스님 추모법회를 봉행하고, 다음달 18일 오전 11시에는 문수스님 49재를 조계사 대웅전 앞에서 치르기로 했다. 또한 전국 3천개 사찰 입구에는 "문수스님의 소신공양의 뜻을 잊지 않겠습니다", "뭇생명을 위한 소신공양, 보살행으로 실천하겠습니다", "문수스님의 소신공양 정신, 국민과 함께 하겠습니다" 등의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내걸기로 했다.
이와 별도로 승가단체인 참여불교실천승가회(대표 퇴휴스님)는 이달 30일 오후 2시 조계사에 마련된 문수스님 분향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잠적한 수경스님의 복귀를 호소하고 4대강사업 저지 운동 등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기자회견에는 백양사 유나 지선스님, 조계종 전 교육원장 청화스님, 효림스님 등이 참석한다.
한편 '템플스테이 호텔' 발언으로 불교계를 격노케 한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24일 오후 3시 조계종 총무원을 직접 찾아 사과를 하며 불교계의 협조를 구했으나, 불교계의 4대강사업 저지는 이미 바퀴가 구르기 시작한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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