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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의 "최근 유치 무산된 액수만 10억달러 넘어"

한국의 직접투자 유치, 전세계의 0.8% 불과

전세계 외국인직접투자(FDI) 중 0.8%만이 한국에 투자되는 등 FDI 유입이 줄어드는 반면 국내기업의 해외투자는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FDI 유치 감소 속 국내기업 해외투자는 작년보다 87% 증가

대한상공회의소는 22일 발표한 ‘우리나라 FDI유치 현황과 과제' 보고서를 통해 "2005년 기준 전세계 FDI유입액 9천1백63억달러 중 한국에 대한 FDI는 순유입액 기준으로 75억2천만달러로 전 세계 FDI 중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0.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한국의 FDI 유치율은 세계최대 FDI유입 국가인 영국(18.0%, 1천6백45억달러)의 23분의1, 2위국인 미국(10.9%, 9백94억달러)의 14분의1 수준이다. 또 중국의 경우 전세계 FDI 유입비중은 7.9%(7백24억달러)로 한국의 10배에 이르고, 경제규모가 각각 우리의 5분의1, 7분의1에 불과한 홍콩과 싱가포르도 각각 3.9%(3백59억달러), 2.2%(2백1억달러)로 우리보다 약 5배, 3배가 많다.

대한상의는 "한국의 FDI 유치율이 점점 낮아지고 있지만 내국인의 해외투자는 급증하고 있다"며 "금년 1-9월 외국인직접투자 금액이 75억2천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 줄어든 반면 국내기업의 해외투자 규모는 1백25억4천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87% 증가하면서 처음으로 국내기업의 해외투자가 외국인직접투자를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대한상의는 “기업의 해외직접투자는 각국의 투자환경, 세계경영전략, 시장 확보, 생산비용 절감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서 결정되고 있다”며 “최근 한국에 투자하려다 다른 나라로 변경한 국가들의 경우를 보면 각종 규제, 기업문화 등 열악한 경영환경이 작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네덜란드계 반도체장비업체인 ASML의 경우 한국에 투자하는 대신 대만에 3억달러 규모의 연구개발(R&D) 아태지역본부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당초 ASML은 사업성면에서 유리한 한국에 R&D센터 건립을 검토하였으나 국내 산업정책, 기업환경, 문화 등에서 불리한 경영여건 때문에 대만으로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대한상의는 말했다.

제약회사 GSK의 경우도 2009년 생산을 목표로 당초 한국에 건설할 것을 검토했던 계획을 바꿔 싱가포르에 3억달러 규모의 백신공장 설립을 검토 중에 있다. 다우코닝의 경우 부처간 합의지연, 말레이시아의 유리한 경영여건 등을 들어 한국이 아닌 말레이시아에 28억달러를 투자키로 했고, 당초 한국에 건설이 검토됐던 레고랜드의 2-3억달러 규모의 테마파크는 수도권정비계획법 등 규제 문제로 인해 독일에 건설키로 결정됐다.

상의는 독일 질트로니크사와 삼성전자가 합작해 건설키로 한 반도체 공장의 경우도 질트로니크사가 한국의 투자환경이 열악하다며 한국내 공장설립을 반대하고 싱가포르 정부의 적극적 지원 약속 등을 들어 4억달러 상당의 반도체 공장을 싱가포르에 건설하기로 하는 등 최근 다국적기업들이 한국을 놓고 저울질을 하다가 투자처를 주변국으로 선회하는 사례가 속속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한상의는 "최근 알려진 외국인투자 유치무산 사례만도 금액으로 10억달러를 넘고 있는데 이는 지난해 우리나라 외자유치 금액의 15% 수준으로, 파악이 안 되는 소규모 투자유치 실패까지 합치면 그 규모는 더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상의는 다국적기업의 아시아 지역본부 유치실적도 저조하다며, 작년까지 우리나라에 지역본부를 둔 다국적기업은 21개로 싱가포르의 17분의1(3백50개), 중국의 6분의1(1백20개), 홍콩의 56분의1(1천1백67개)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상의는 외국인투자유치 확대를 위한 과제로 ▲기업 경영환경 개선 ▲고부가 서비스업 부문의 유치확대 ▲자유무역협정(FTA)의 확대 ▲맞춤형인센티브 제공 등을 제시하고, 노동문제, 복잡한 행정절차 등 경쟁국에 비해 불리한 기업경영환경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한 뒤, 고부가 서비스업의 적극적인 외자유치를 통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국내서비스업의 경쟁력 제고를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홍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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