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준 "朴, 줄푸세 내세울 때보단 엄청나게 좌경화"
"복지 제대로 안하면 성장도 할 수 없는 단계 도래"
장하준 교수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한 뒤, "어떻게 보면 그게 민주주의의 좋은 점 아니겠어요? 당선 되려니까 국민들이 바라는 정책이면 우파건 좌파건 거기 맞춰 해야 되고"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사실 지금 어떤 분야에서는 민주당보다도 더 말하자면 진보적인 정책을 내놓고 그랬다"며 "이제 한 가지 아쉬운 거는 복지 확대 이런 것을 얘기할 때, 좀 장기적인 비전을 갖고 설계를 좀 했으면. 왜냐하면 지금 당장 이런 거 이런 거 하겠다는 건 있는데. 앞으로 20년, 30년 동안 우리나라 복지제도를 어떻게 늘려가고, 어떻게 개선할 건가, 그런 것에 대한 얘기가 없었다, 그건 민주당도 마찬가지였지만. 그래도 하여튼 이 복지 문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그거를 하겠다고 약속한 거는 대단히 좋은 일이고, 많이 지켜줬으면 하는 생각"이라고 주문했다.
그는 또한 "국제경제환경이 안 좋다, 그런 걸 핑계 삼아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했던 복지 관련 공약을 지키지 말아야 된다’ 이런 얘기들이 슬슬 나오고 있는 것 같다"며 보수언론 등의 보도를 문제삼은 뒤, "이제 복지 같은 거 하지 말자, 이런 식으로 하는 것보다는 어떻게 하면 이 지나친 대외의존도를 줄일까. 예를 들어 자본시장 통제를 강화 한다든가, 아니면 우리나라가 취약한 부품소재 산업 같은 거를 개발해서 무역의존도를 줄인다든가, 그런 방법을 모색하는 게 장기적으로는 제일 좋다"고 강조했다.
그는 복지의 필요성에 대해 "저는 사실 한편으로 보면 또 성장주의자라고 욕을 먹는 사람인데. 복지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성장도 안 되는 단계에 왔다"며 "무슨 얘기냐면, 지금 복지가 미비하니까 그거 때문에 사람들이 불안해서 살 수가 없고, 애도 안 낳고, 직업 선택 같은 데서도 굉장히 보수적이고. 여러 가지 안 좋은 현상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우리나라는 지금 늘려야 앞으로 경제성장이 잘되는 그런 시기에 달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 우리나라는 복지지출이 GDP 대비 10%가 됐다 말았다 하는데요. 그 정도면 선진국클럽이라고 할 수 있는 OECD에서 멕시코 다음으로 꼴찌에서 2등이거든요. 멕시코는 사실 거기 낄 수도 없는 나라인데 미국하고 친하니까 끼어 있는 나라인데요. 그렇게 보면 결국 선진국 중에 꼴찌"라며 "지금 우리가 복지 안 하는 것 같이 생각하는 미국도 복지 지출이 GDP 대비 20% 가까이 되고 유럽 나라들은 보통 25%에서 30%. 스웨덴, 핀란드, 프랑스 이런 데는 30%도 넘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우리나라에서 ‘지금 유럽에서도 복지 깎는데 우리도 깎아야 되지 않냐’ 이런 얘기 하는데, 그거는 말하자면 영양실조 환자가 옆에 있는 비만환자 살 빼려고 다이어트하는 걸 보고, 자기도 밥을 안 먹는 거랑 같은 거"라고 비유하기도 했다.
그는 경제민주화 공약과 관련해서도 "지금 자의반 타의반으로 경제민주화라는 아젠다를 채택 했는데. 그거를 하기 위해서는 과거에 박 당선인이 갖고 있던 시장주의적 사고를 수정할 필요가 있다"며 "경제민주화라는 거는 1원1표라고 할 수 있는 시장원리를 1인1표의 민주주의 원리로 전제해서 균형을 맞추자는 거다. 그렇기 때문에 시장이 무조건 옳다, 시장에 무조건 맡겨두는 게 최고다, 이런 생각을 하기 시작하면 경제민주화를 할 수가 없다. 그래서 사회적으로 필요하다면 시장논리라는 거는 언제라도 견제되고 제어될 수 있다, 이거를 인정해야 경제민주화가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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